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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에 수십만~수백만 원 쓰기 일쑤…"그래픽 끝내주네" 되돌아온 비싼 청구서[테크토크]

시계아이콘02분 08초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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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기술 개발과 함께 상승한 게임 구입비
대기업 주도의 개발비 폭등이 원인
"효율성 무시, 그래픽 발전에만 집착한 결과"

지난 30여년간 비디오게임(PC·콘솔과 게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모니터 화면에서 플레이하는 게임)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최신 게임 그래픽은 영화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인데, 화려한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온갖 기술이 남김없이 투입되고 있지요. 이런 발전은 공짜로 이뤄진 게 아닙니다. 게임 개발 대기업들이 신작 출시에 많은 돈을 쏟아부으면서 게임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10년 사이 급등한 게임 가격

한 개에 수십만~수백만 원 쓰기 일쑤…"그래픽 끝내주네" 되돌아온 비싼 청구서[테크토크] 현대 PC 게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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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게임기의 시대인 1990년대부터 PC 게임이 득세하던 2000년대 초까지 게임 소프트웨어 하나를 내려받는데 드는 비용은 미국 기준 49.99달러선(약 7만원) 이었습니다. 그런데 2016년 주요 게임사들이 소프트웨어 가격을 59.99달러(약 8만3000원)로 인상한 이후부터 새 게임이 발매될 때마다 가격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최대 게임 플랫폼 '스팀' 가격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일반 게임 가격은 70~80달러(약 9만7000~11만1000원) 선입니다. 닌텐도 등 유명 게임사는 수요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변동 가격제를 적용합니다. 인기 게임의 경우 최대 90달러(약 12만5000원)까지 가격표가 올라갑니다. 비용은 단순히 게임 소프트웨어를 내려 받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발매 후 추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개념인 확장팩, DLC(다운로더블 콘텐츠·Downloadable Contents) 등은 대개 유료이며 가격도 10~40달러대(약 1만3900~5만5000원) 입니다.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제공하며 수시로 유료 콘텐츠를 배포하지요. 게임 한 개에 수십, 수백만원을 지출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지난 10여년 간의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게임 가격이 높아지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게임 시장 컨설팅 기업 '칸탄 게임즈' 세르칸 토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게임 전문 매체 '게임 인더스트리 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수년간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상호관세도 부과될 예정"이라며 "다른 소비재 가격이 인상됐듯이, 게임 가격이 비싸지는 것도 피할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물가와 관세 부담만으로 지금의 가격 상승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한 개에 수십만~수백만 원 쓰기 일쑤…"그래픽 끝내주네" 되돌아온 비싼 청구서[테크토크] 일본 최대 게임사인 닌텐도의 간판 타이틀 '젤다의 전설'은 변동 가격제가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로, 확장팩·DLC 등을 포함한 정가 90달러로 책정돼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닌텐도

대형 게임 개발 비용↑…게임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한 개에 수십만~수백만 원 쓰기 일쑤…"그래픽 끝내주네" 되돌아온 비싼 청구서[테크토크] 1990년 발매된 닌텐도 '슈퍼마리오'(위)와 2017년 닌텐도 '슈퍼마리오 오디세이'의 그래픽 차이. 온라인 커뮤니티, 닌텐도 유튜브 캡처

게임 가격이 급등한 배경엔 개발비·마케팅비 상승이 있습니다. 특히 화려한 그래픽, 영화 같은 연출, 다중 접속 등 대규모 온라인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해야 하는 대형 게임의 경우 개발비가 솟구칩니다. 수백명의 직원과 막대한 예산을 동원해 개발한 대형 게임을 일컫는 'AAA 게임'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기도 했지요.


게임사는 AAA 게임 개발 비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2023년 영국 경쟁 당국이 빅테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합병을 불허할 당시 사유를 설명한 보고서에서 게임 개발에 드는 평균 비용을 일부 공개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는 AAA 게임 개발비가 2018년 평균 5000만달러(약 694억원)에서 2023년엔 2억달러(약 2780억원)로 4배 증가했다고 명시했습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력 상품인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경우,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개발 비용이 4억5000만달러(약 6250억원)에서 7억달러(약 9723억원)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까지 더하면 게임 한 개당 1조원이 훌쩍 넘는 돈이 들어갑니다. 게임 개발사 입장에선 개발비와 마케팅비를 회수하려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픽의 가파른 발전은 개발비용 상승 원인…"기술만 집착한 결과"

한 개에 수십만~수백만 원 쓰기 일쑤…"그래픽 끝내주네" 되돌아온 비싼 청구서[테크토크] 게임 개발 스튜디오에서 캐릭터 움직임을 포착하는 '모션 캡처' 작업을 하는 모습. 바클리즈 홈페이지 캡처

베테랑 게임 개발자들은 개발 비용 상승의 원인으로 '기술 발전'을 꼽습니다. 최신 그래픽 기술을 아낌없이 개발에 투자하는 관행이 업계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효율성은 포기하게 됐다는 지적입니다.


게임 '울티마 온라인' 총괄 개발자이자, 현재는 업계의 원로로 강연 활동에 매진 중인 래프 코스터는 2018년부터 게임 개발비 폭등을 경고해 왔습니다. 당시 그는 250명의 게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며 개발 비용 관련 자료를 수집했는데, 분석 결과 199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마다 게임 개발비는 1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용만 커진 게 아닙니다. 게임의 크기도 방대해졌습니다. 1985년부터 2005년까지 게임 총 용량은 122배 증가했습니다. 반면 콘텐츠 제작의 효율성은 같은 기간 6배 개선되는 데 그쳤습니다.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도 20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새 게임을 내놓는 주기가 눈에 띄게 길어졌으니, 기업은 한 게임에서 최대한 많은 수익을 뽑아야 할 수밖에 없는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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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터는 "1997년 게임 캐릭터 하나를 제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일이었지만 2007년엔 35일, 2018년엔 100일로 늘었다"며 "캐릭터 해상도는 그동안 16배 높아졌다. 게다가 이제 모든 캐릭터는 빛의 반사나 그림자, 3D 지도 안에서 보이는 모습까지 고려해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모든 게 '기술 발전'의 결과지만, 우리 업계가 기술에만 집착하고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심각해질 문제"라고 경고했습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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