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원대 잠수함사업 앞두고 현지 공략
한화오션이 캐나다에 지사를 설립한다. 최대 60조원이 거론되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CPSP)에서 앞서 나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캐나다는 3000t급 잠수함 최대 12척을 도입할 계획인데, 유지·보수·운영(MRO) 등을 포함한 사업 규모만 60조원에 달한다.
경남 거제 한화오션 옥포조선소 야드 도크에 가득찬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불을 밝힌 채 건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은 낙후된 자국 조선 산업을 재건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조선산업 재건 정책에 따라 미국이 오는 2037년까지 상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해군 군함 등 최대 448척의 선박을 발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진형 기자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어 캐나다 지사 설립 안건을 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캐나다 지사를 설립하면 이는 한화오션의 7번째 해외 지사이자, 북미에서 2번째 지사가 된다. 현재 한화오션은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노르웨이, 그리스, 앙골라 등 6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캐나다 해군은 3000t급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프로젝트(CPSP)를 진행중이다. 사업 예산만 60조원 규모로 계약자 선정은 이르면 2026년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원팀으로 공동 입찰 제안서 보낸 상태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가진 나라다. 해군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캐나다는 지난 1998년 영국 해군으로부터 도입해 보유 중인 2400t급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할 새로운 잠수함 조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조선업계는 '도산안창호급 잠수함(KSS-Ⅲ)' 건조 계획을 제안했다. KSS-III급 잠수함은 3400t급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와 공기독립추진장치(AIP)를 갖췄다. 최대 3주 동안 북극 바다에서 작전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최근 캐나다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모회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캐나다 최대 방산 전시회인 'CANSEC(캔섹) 2025'에 국내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참가했다. 한화오션은 캔섹 현장에서 캐나다 보안·해양 방산 기업인 블랙베리, L3해리스맵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잠수함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캐나다 함정도입 규모에 정부도 특단의 카드를 준비중이다. 미국·일본·중국 등 14개국에 특사 파견을 추진 중인 가운데 캐나다에도 특사 파견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에 대통령 특사를 보내는 것은 이례적으로 군 장성 출신인 국회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에서 외교 정책을 관장하는 국가안보실 임웅순 2차장이 주(駐)캐나다 대사 출신이어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는 독일 조선소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독일은 이미 캐나다 함정 2척을 건조중이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잠수함 수주를 위해 현지업체들과 협력합의서를 체결하며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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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화오션 관계자는 "광대한 영역에서 작전이 필요한 캐나다 해군에 최적화했다"며 "신속한 납품으로 캐나다 잠수함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고, 노후화한 빅토리아급 잠수함의 유지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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