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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미국 로펌시장 본격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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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애리조나 등 규제 완화
인수합병 통한 수익률 향상 기대…
소형 로펌 존립 흔들릴 우려도

#1. 미국 사모펀드(PE)인 '찰스뱅크 캐피털 파트너스'는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회계·컨설팅 회사인 '아프리오'의 지분을 사들인 뒤 아프리오를 애리조나주의 로펌 '라딕스 로'와 합병하기로 했다.


#2. 미주리주에 본사를 둔 PE '나인스 애비뉴 캐피털'은 애리조나주의 한 로펌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이 로펌은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과 개인 상해 사건에 집중하는 곳으로, 나인스 애비뉴 캐피털은 로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PE, 미국 로펌시장 본격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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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부 주에서 변호사가 아닌 자(이하 '비변호사')의 로펌 소유가 가능해지면서 PE가 로펌에 투자하거나 매수까지 하고 있다. 사건 수행에 필요한 자본을 로펌에 지원하거나, 규모가 작은 로펌을 사들인 뒤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도입해 수익성을 높여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시도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비변호사의 로펌 소유가 가능해지면 로펌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고 독립적이고 공정한 자문이 어려워져 공공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에서는 변호사법 등의 규제로 요원한 일이지만, "법률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도 검토할 만 하다"는 의견이 있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선 미국변호사협회(ABA)의 윤리 규정에 따라 비변호사의 ▲로펌 소유 ▲변호사 고용 ▲법률사무 수행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타·애리조나에서는 PE, 리걸테크 기업, 회계법인 등의 로펌 소유와 투자가 가능해졌다. 이들 주에서 주도한 규제 개혁의 결과다.


유타는 2020년 주대법원 주도로 '리걸 샌드박스(임시 규제특례)'를 도입해 한시적으로 비변호사의 로펌 소유와 변호사 고용, 법률사무 수행을 금지하는 ABA 윤리 규제를 당국의 승인 하에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애리조나도 2021년 '대안적 비즈니스 구조(Alternative Business Structure·ABS)'를 도입해 비변호사의 로펌 소유 및 변호사 고용을 허용했다. 다만 유타와 달리 비변호사의 법률사무 수행은 금지 항목으로 남겼다.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을 맡은 한애라(53·사법연수원 27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6월 18일 '2025 리걸테크 & AI 특별 전시회(Legal Tech & AI Show·LTAS)'에 기조강연자로 나서 "규제 완화의 폭은 유타의 리걸 샌드박스가 넓지만, 기업들은 애리조나의 확실하고 영구적인 규제 완화 방식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타와 애리조나가 파격적으로 규제 완화를 결정한 배경에는 외부 자본에 법률시장 접근을 허용할 경우 시장의 혁신과 효율화가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외부 자금이 유입돼 작은 로펌들이 통합되고 AI를 도입해 인건비를 감축하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져 수익률을 높이고 로펌의 사건 처리 능률도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캘리포니아, 오리건, 미네소타 등 다른 주에서도 법률 서비스 시장 규제 개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PE 입장에서 미국 법률시장은 매력적인 투자처다. 미국은 로펌이 42만 개에 달하고, 시장 규모는 4000억 달러(약 545조 원)로 추산된다. 법률시장은 이혼, 상해, 유언, 인수합병 등 경기 변동과 무관한 수요가 꾸준해 '방어적 산업(defensive sector)'이라 불린다.


영국은 미국보다 앞선 2012년 ABS를 도입해 사모펀드 등 비변호사의 로펌 투자와 소유, 변호사 고용을 허용했다. 영국에서는 ABS 도입 덕에 유언, 부동산 양도, 교통사고 등 일반인 대상 법률 서비스 기업의 성장이 촉진됐다. 법조계와 대학, 금융, 기술 분야 간 유기적 연계가 형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PE 자금이 로펌에 유입될 경우 공공성보다 이익을 우선하는 풍토가 거세지고 '이해 충돌' 등 변호사 윤리를 위반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 미국계 글로벌 로펌의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미국의 전통적인 대형 로펌일수록 윤리적 문제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는 모험은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PE의 투자는 당분간 대형 로펌보다는 중소형 로펌 위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산업처럼 적절한 감시와 규제를 통해 균형을 잡는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미국의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는 "'법률시장에 대한 비변호사의 투자를 막는 것은 다른 산업에서 이미 혁신을 일으킨 자본의 접근 기회를 막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 있다"며 "로펌은 아직 PE가 완전히 들어서지 않은 마지막 거대 산업 중 하나로, 규제와 윤리라는 벽이 높지만 이미 균열은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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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지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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