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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생명보다 숫자 걱정...전쟁을 보는 세계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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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생명보다 숫자 걱정...전쟁을 보는 세계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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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기지를 표적으로 선제공격한 뒤 이란이 곧바로 보복하는 등 중동 위기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3년간 이어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기 전에 터진 중동 내 충돌은 5차 중동전쟁 확전 위험을 높이며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시시각각 터지는 각국 간 충돌, 전쟁 위험 속에 세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민간인의 희생이 아니라는 점은 비극이다.


남북전쟁 경험이 있는 대한민국은 전쟁이 민간인의 인명피해는 물론 다음 세대까지 지워지지 않는 상흔을 남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알면서도 전쟁으로 요동칠 국제유가, 주가, 환율이 먼저 걱정되는 건 누군지도 모를 먼 나라의 생명보다 당장 통장 잔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숫자들이 더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의 관심을 견인하고 반영하는 미디어조차 각국의 무력 충돌 다음 뉴스는 민간인의 희생, 종전을 향한 국제사회의 노력보다 요동칠 금융시장 움직임과 충격 흡수를 위한 대응에 더 집중한다.


더 큰 문제는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그렇게 일상에 스며들수록 세상의 무관심은 커지고 공감에 무덤덤해진다는 것이다. 전쟁 당사국의 자제력을 촉구하는 더 적극적인 움직임 없이는 전쟁을 멈추는 게 더 힘들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국제질서를 이끄는 선진국 7개국이 16~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호주·인도 ·멕시코 ·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우크라이나 등 옵서버(참관국) 정상 등도 참여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초청을 받았다.


'전쟁'은 G7 회의에서 현안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이란 전쟁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총성 없는 관세전쟁에 이르기까지 G7은 전쟁 중단을 위해 머리를 맞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다만 G7의 현안 논의 무게중심이 민간인의 희생을 멈추는 방법을 찾기보다 각자의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쪽에 맞춰질 가능성은 크다. 이해관계가 맞닿을수록 셈법은 더 복잡해지고 전쟁을 멈추게 할 일치된 의견은 더욱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우위에 있는 트럼프발 상호관세와 국가별 무역 협상은 전쟁 종식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인 유대계 작가 엘리 위젤은 1986년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 중 "중립은 억압자를 돕는다. 침묵은 고문자를 돕는다"는 말을 남겼다. 전쟁은 더 이상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생명보다 숫자를 먼저 걱정하는 세계에서 '자제를 촉구한다'는 말만으로는 아무것도 멈출 수 없다. "자제를 촉구한다" 정도의 일부 의견이 전쟁 중단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수 세기 동안 경험했다. 세계가 침묵한다면 그 침묵은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민간인의 희생을 가볍게 여기는 이들을 돕는 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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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더 이상 민간인이 희생되지 않도록, 모든 전쟁 당사국이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힘 있는 G7이 조금 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




박선미 기획취재부장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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