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기술이 산업 현장에 본격 도입되기 위해서는 인력 확보와 대기업의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력을 키워도 담아낼 그릇이 없고, 대기업의 선도적 투자가 없다 보니 산업계 도입이 더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돼야 양자시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2025 미래기업포럼]"양자기술 도입 위해선 대기업 인식 개선돼야"](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061114354894298_1749620148.jpg)
1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미래기업포럼' 세 번째 세션에서는 '산업별 양자 과학기술 활용과 도전과제'를 주제로 패널 토론이 열렸다. 윤진희 한국물리학회 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김재완 연세대 양자연구원장과 정희정 파스칼코리아 전무가 패널로 참석했다. 윤 회장은 "양자 기술은 지난 100년간 기초과학에 머물렀지만, 최근 산업화 가능성이 활발히 논의되는 초입 단계에 있다"며 "기초 연구와 산업 현장을 잇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토론 취지를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토론에서 우리 산업계에 양자 기술 도입이 더딘 배경으로 전문 인력 부족을 꼽았다. 그는 "양자 기술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전문 인력 부족"이라며 "정부가 양자대학원을 설립하고 있으나 실무 인력 확보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대기업의 기술 인식이 낮아 투자가 미진한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 내 양자 기술에 대한 이해, 이른바 '양자 문해력' 향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5 미래기업포럼]"양자기술 도입 위해선 대기업 인식 개선돼야"](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061114353694291_1749620136.jpg)
정 전무는 기업이 느끼는 가장 큰 진입 장벽으로 '투자 대비 수익(ROI)의 불확실성'이라고 진단했다. 정 전무는 "양자 기술이 돈이 되는 기술이 아니라는 인식이 여전히 크다"며 "기업들은 ROI 없는 분야에 쉽게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양자 기술 확산을 위한 과제로는 인력 양성과 함께 제도적·문화적 기반 조성이 언급됐다. 김 원장은 "핀란드처럼 글로벌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국내 인재 확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정 전무는 "인재를 담아낼 사회적 기반이 없으면 유출은 계속될 것"이라며 "기초과학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함께 산업계가 장기적 관점에서 인재를 유지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자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의 관계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어졌다. 김 원장은 "AI는 이미 성숙한 기술이고, 양자는 아직 기술 전환기 단계"라며 "AI와 양자가 상호 보완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전무는 "AI 기술이 양자컴퓨팅과 접목되면 한층 고도화될 수 있다"며 "우리 산업계가 이 흐름을 빠르게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5 미래기업포럼]"양자기술 도입 위해선 대기업 인식 개선돼야"](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061114350894281_1749620107.jpg)
김 원장은 토론에 앞서 발제를 통해 "양자 기술은 단순히 디지털보다 나은 기술이 아니라, 디지털로는 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양자역학은 이미 원리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이제는 이를 실제 산업 기술로 구현하는 '엔지니어링'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디지털과 나노 기술을 발전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기존 기술을 적극 활용해 양자 분야도 산업화로 연결해야 한다"며 "정부가 인재를 키우고 연구소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실제로 활용할 국내 대기업의 참여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이 양자 기술의 상용화에 나서지 않으면, 인력과 기술이 외국으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국내 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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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산업계가 양자 기술을 보다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양자 기술에 대해 잘 모른 채 투자하거나, 과장된 기대만 갖는 것이 문제"라며 "기술에 대한 인식 확산이 먼저 이뤄져야 기업들도 방향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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