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후 수익률 극대화가 투자 핵심
장기 투자·절세 효과 뛰어난 연금
꾸준함이 주는 복리 효과 따라야
'왜 투자를 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각양각색일 듯싶다. 어떤 이는 돈을 벌기 위해서, 다른 이는 평안한 노후를 위해서, 또는 돈을 잘 쓰기 위해서, 라고 말할 것이다. 모두 타당하고 맞는 얘기이다. 의미를 매우 좁혀 답하자면, 두 가지 요건, 즉 장기적으로 화폐 가치를 지키면서 세후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더 나은 대답이 있더라도 그 대답 속에는 이 두 가지 요건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
필자가 투자나 연금 관련 세미나에서 보여주는 그래프 중 하나가 한국과 미국의 통화량 추이이다. 통화량 그래프는 뒤로 갈수록 기울기가 가파르게 상승한다. 통화량이 많아진다는 것은 거칠게 표현하면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말이다. 통화량의 기울기가 가파르듯 돈의 가치도 장기간에 걸쳐 복리식으로 하락한다. 통화량과 인플레이션 그리고 돈의 가치 간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면, 투자하지 않을 수 없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예금은 확실하게 장기간에 걸쳐 내 돈을 잃는(?) 확실한 방법이다. 내 돈의 가치를 지키려는 사람은 투자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의미에서 투자와 금융 지식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생존 지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월가에서 가장 존경받은 투자자였던 존 템플턴 경은 투자의 목적을 간단하게 정리했다. "세후 수익률의 극대화이다."라고. 투자에는 비용이 따른다. 거래 비용도 있고 세금도 큰 비용이다. 이것들은 모두 수익률을 낮추는 요인이다. 수많은 연구에서 단기로 회전율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사람 중 대다수가 나쁜 실적을 기록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비용 때문이었다. 세금도 큰 비용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식 매매 차익에는 세금이 없지만, 2000만 원이 넘는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종합과세를 하고 있다. 해외주식도 배당소득세와 양도소득세가 적용된다. 아마도 자산 크기와 비교해 가장 적은 세금을 지불하는 경우가 1가구 1주택일 것이다.
두 가지 요건은 모든 투자에 적용되는 것이지만 특히 연금 투자에서 있어서는 더욱 중요하다 볼 수 있다. 연금은 노후의 생활비이므로 장기적으로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한다. 그리고 연금은 현재 개인들이 운용할 수 있는 투자 수단 중 가장 조세 효율적이다. 분리과세가 적용되고, 퇴직연금의 경우, 10년 이상 나눠 받으면 세금을 30~40% 깎아 준다.
투자의 본질을 생각해 볼 때, 연금은 투자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문제는 투자의 속성에 동반되는 변동성으로 인한 원금 손실 가능성이다. 이 문제는 대략 3가지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투자 기간을 길게 보는 것이다. 대략 20년 이상이면 시장 지수에 투자하더라도 손실 가능성은 극히 낮다. 30년 이상이면 손실을 보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두 번째로는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이 간단한 방법은 손실 구간 동안 주식을 싸게 사는 놀라운 마법을 보여준다. 셋째로는 자동 운용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다. 타겟 데이트 펀드, 랩 어카운트 등 자동으로 자산 배분을 해 주는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는 운전할 때, 자동차를 운전기사에 맡기는 것과 비슷하다.
어느 방법이라도 좋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꾸준히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 투자는 금액, 기간, 수익률의 함수로 결정된다. 겉으로 보기엔 수익률이 가장 중요한 것 같지만 경험자들은 이미 알고 있듯이 기간이 더욱 중요하다. 꾸준함이 수익률을 이긴다. 꾸준함은 복리의 원리를 따른다. 물론 명백한 단점이 있다. 지루하고 쉽지 않다. 워런 버핏의 파트너 찰리 멍거의 얘기처럼 말이다. "복리의 힘과 그 여건을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해한다면, 매우 많은 일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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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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