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위한 결정임에도 꼼수·특혜의혹 비판"
기본설계 권리 포기…컨소시엄 유지 희망
현대건설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30일 발표했다. 당초 정부가 제시한 공사 기간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 2년 연장하는 방안을 두고 협의해왔는데, 안팎으로 논란이 불거진 터라 아예 손을 떼기로 했다.
회사 측은 "지역과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공항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무리한 공기단축 요구와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하다"며 "사익 때문에 국책사업이 지연되거나 추가 혈세 투입을 조장하고 있다는 부당한 오명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여러 차례 유찰됐던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의 수의계약 대상으로 선정돼 설계방안을 두고 정부와 협의해왔다. 지난달 28일 공사 기간을 정부가 제시했던 84개월보다 2년 늘어난 108개월로 해야 한다고 제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 공사 현장을 살펴본 결과 기존 제시된 공기로는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업계획이 바뀌는 만큼 이를 받아들인다면 새로 입찰을 거쳐야 한다.
회사 측은 "(108개월 공사 기간을 담은) 기본설계도서를 제출한 후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로부터 근거 없는 비난을 받고 있다"며 "이번 제안이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기에는 부족한 기본계획상의 오류를 바로잡은 것임에도 추가 공사비 요구 꼼수, 특혜 의혹, 사회적 책임 회피 등의 비판을 제기하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박탈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당사가 사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개항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당사 사옥 앞에서 상경집회까지 했다"며 억울한 심정을 내비쳤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이 어려운 공사라는 점을 한 번 더 강조했다. 회사는 "서울 남산 약 3배에 달하는 절취량과 여의도의 약 2.3배 규모의 부지조성을 수반하는 대한민국 최대의 난공사"라며 "적정공기 확보는 안전과 품질보장을 위해 타협할 수 없는 제1 선결 조건"이라고 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기본설계 과정에서 전문가 250여명과 기술검토를 진행했다. 여기 들인 비용도 600억원에 달한다고 회사는 밝혔다. 후속 사업자를 선정하는 데 협조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회사는 "정부의 입찰 재공고, 후속 사업자 선정 과정에 적극 협조해 신속히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정부에 제출한 기본설계도서와 관련해 갖고 있던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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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입장은 컨소시엄 차원이 아닌 회사 단독 결정이다. 현대건설 측은 컨소시엄이 와해하지 않고 사업 참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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