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는 복근 위 지방층…걷어내야 복근 보여"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무역 협상을 통해 미국의 관세전쟁을 중단할 수 있으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굴스비 총재는 "이번 사태가 마무리된 뒤 우리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관세를 피할 수 있도록 어떤 합의에 도달한다면 우리는 4월 2일(상호관세 부과일)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며 "안정적인 완전 고용 상태와 목표치로 향하는 인플레이션이 유지된다면 금리는 결국 안정된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1심 재판부인 국제무역법원(CIT)은 상호 관세 등을 무효로 해달라는 청구를 인용해 관세 시행을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불복해 판결 효력 정지 요청을 제출했고, 워싱턴DC의 항소법원은 1심 재판부의 전날 판결 집행을 일시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다만 굴스비 총재는 관세 관련 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굴스비 총재는 상호관세 부과를 시작한 일명 '해방의 날'인 4월 2일 이전까지만 해도 노동시장은 안정적이고 인플레이션은 Fed의 목표치를 향해 가고 있었다고 했다. 이런 조건에서라면 현재 4.25~4.5% 범위에 있는 기준 금리를 약 3%까지 인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금은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주요 사안을 결정하지 못한 채 "연필을 놓고 기다리는 상황에 부닥쳤다"고 굴스비 총재는 지적했다.
굴스비 총재는 관세의 경제적 영향을 복근 위에 덮인 지방층에 비유했다. 그는 "위에 있는 걸 전부 걷어내야 아래가 보인다"며 "경제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것(관세)을 걷어낼 수 있다면 그 아래엔 복근이 있다"고 했다.
이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미국 오클랜드에서 열린 로터리클럽 행사에서 무역 전쟁의 불확실성을 짚으며 "추측에 기반해 정책 결정을 내리고 싶지 않다"며 "기업들은 상황을 아직 지켜보고 있다 우리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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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제롬 파월 Fed 의장과 대면 회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Fed에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한 것에 대해 데일리 총재는 행정부가 Fed에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라고 요청을 한 것은 처음이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Fed는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옳은 일을 하겠다고 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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