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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벤처업계, 돈풀리기 전 '구조조정'부터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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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벤처업계, 돈풀리기 전 '구조조정'부터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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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버티면 된다고 해서 3년을 버텼는데, 달라진 게 없어요. 도대체 언제까지 버텨야 하나요."


지난주 국내 벤처캐피털(VC) 주최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바이오 스타트업 창업자가 질문을 던졌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바이오 업황이 위축되면서 후속투자를 받기 어려워진 현실을 토로한 것이다. VC 관계자는 답했다. "그래도 계속 버텨야 합니다."


벤처 업계 일각에서 "기다리고 버티면 좋은 날이 온다"는 말이 돈 지 오래다. 2021년 벤처투자 호황기의 정점을 찍은 뒤 모태펀드 투자 규모 급감과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 엑시트(자금회수) 지연 등이 겹친 상황이다. 대선을 앞두고 새 정부의 정책자금 확대 가능성은 더욱 달콤하게 다가온다. 실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두 수십조 원 규모의 벤처투자 공약을 내놓았다. 100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도 두 후보의 청사진에 담겼다.


그런데 정말 버티기만 하면 될까. 대선 후보들은 벤처 투자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토론에서도 "모태펀드를 활용해 민간에 맡기면 된다" "수년에 걸쳐 상황에 맞춰 진행하겠다"는 수준의 답변에 그쳤다. 새 정부의 재정이 빠듯한데 모태펀드는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수년에 걸친 집행기간을 못 버틸 벤처기업들은 어떻게 보듬을 것인가 등에 대한 구체적 대책이 없다.


아직 '진짜 바닥'이 남았다는 경고도 있다. 호황기 때 높은 몸값을 인정받으며 수백억 원씩 투자받은 기업들이 회수 구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VC들이 초기투자보다 기존 투자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VC 대표는 "매출이 수년째 제자리인 좀비 스타트업이 너무 많다"고 했다. 이러니 스타트업도 어렵고 VC도 어렵다. 그는 "국내 VC 250여곳 중 자산운용 규모 2000억원 이상을 유지할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역시 녹록지 않다. 미국 VC 시장의 펀드 결성 규모는 2021년 이후 3년여 만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마저도 대부분의 자금이 기존 대형 VC에 집중돼 신생·소형 VC의 시장 진입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대형 VC도 펀딩 목표를 낮추거나 신규 펀드 결성을 미루는 사례가 늘었고, 투자자(LP)들은 유동성 부족과 회수 지연,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보수적인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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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구조조정에 대비할 시간이다. 스타트업은 조직 정비, 핵심 인재 확보 등 기반을 다시 다질 때다. VC도 모험자본의 본연으로 돌아가 초기투자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 그래야 벤처 생태계가 돈다. 이미 국내외 네트워킹을 확대하며 체질을 개선 중인 발 빠른 선수들이 있다. 제대로 대비한 벤처기업과 VC들이 회복 국면에서 치고 나갈 수 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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