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 업계 1위 스타비젼과 2위 윙크컴퍼니간 송사
'콘택트렌즈 방문 예약(픽업) 서비스'를 두고 국내 1위 콘택트렌즈 프랜차이즈 업체 '오렌즈'를 운영하는 스타비젼과 업계 2위인 윙크 컴퍼니 간 송사가 대형 로펌들의 대리전(戰) 양상을 띠며 격화하는 모양새다.
대형 로펌 대리전(戰)
대한안경사협회는 법무법인 광장이 대리한다. 안경사협회는 광장을 통해 윙크와 제휴한 안경원들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고 "픽업 서비스는 의료기사법 위반"이라며 안경사 면허 정지를 경고해 왔다. 안경사협회와 같은 편에 서 있는 오렌즈는 법무법인 세종을 선임해 윙크와 제휴 안경원을 2022년부터 수차례 의료기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윙크 뒤에는 법무법인 율촌, 지음이 있다. "픽업 서비스는 온라인 판매가 아니므로 합법"이라고 주장하는 윙크의 형사 고발 사건은 김·장 법률사무소가 대응해 오다가 최근 '이해충돌' 사유가 발생해 사임했다. 김·장의 고객인 영국계 대형 사모펀드 CVC캐피탈이 2025년 1월 오렌즈 운영사인 스타비젼 지분의 49%를 전량 매수하며 스타비젼의 2대 주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김·장의 빈자리는 법무법인 율촌이 채웠다. 법무법인 지음과 이준엽(56·사법연수원 29기) 법무법인 송헌 대표변호사도 선임돼 율촌과 함께 윙크를 방어하고 있다.
윙크 서비스 의료기사법 위반?
윙크는 컬러 렌즈 브랜드 30여 개가 입점한 플랫폼이다. 고객이 윙크의 앱에서 원하는 렌즈 제품과 수량, 오프라인 안경원을 선택하면 윙크는 해당 제품을 제휴 안경원으로 보내 고객의 구매를 지원한다. 윙크는 픽업 서비스가 합법이라고 본다. 윙크는 플랫폼일 뿐 렌즈의 구매는 오프라인 안경원에서만 이뤄지고 있으므로 현행법상 금지된 온라인 판매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윙크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안경원들이 윙크 플랫폼을 통해 무료 홍보 효과를 얻고 컬러 렌즈 판매를 통한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오렌즈는 윙크의 픽업 서비스가 의료기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다. 의료기사법 제12조 제5항은 '안경 및 콘택트렌즈를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 방법으로 판매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14조 제2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특정 안경업소(안경사)에게 고객을 유인·알선해서는 안 된다'고도 정한다. 안경사협회도 윙크의 픽업 서비스가 사실상 온라인 판매에 해당해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영리 목적, 특정성 충족 여부 쟁점
의료기사법 제14조 제2항 위반이 인정되려면 유인·알선 행위가 '영리 목적'으로 '특정' 안경업소를 대상으로 한 것에 해당해야 한다. 대법원은 2022년 10월 유사한 쟁점을 다룬 의료법 및 변호사법 위반 사건(2021도10046)에서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서 정한 '영리 목적'의 의미에 대해 "환자를 특정 의료기관·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에 대한 대가로 그에 따른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이라고 판결했다.
윙크 측은 "안경 업소에 제품을 공급하고 안경 업소로부터 정상 물품 대금만을 지급받을 뿐, 해당 안경 업소로부터 어떠한 고객 유치의 대가도 수수하지 않아 '영리 목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윙크 앱에 제휴된 수백개의 안경원을 고객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이상, 윙크가 '특정' 안경 업소로 유인·알선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1999년 6월 유사한 쟁점을 다룬 의료법 위반 사건(99도803) 판결에서 "의료법 제25조 제3항은 '누구든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에게 소개·알선 기타 유인하거나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조항에서 소개라 함은 환자와 특정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 사이에서 두 편이 서로 알게 돼 치료 위임 계약이 성립되도록 관계를 맺어주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라고 설시했다.
오렌즈, 급성장 윙크 견제?
업계에서는 오렌즈가 윙크를 송사에 몰아넣는 이유로 윙크의 가파른 성장세를 들고 있다. 오렌즈는 2024년 국내 컬러렌즈 판매 기준 매출액 1500억여 원을 올리며 업계 1위, 시장 지배적 사업자 지위(시장 점유율 50%)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준으로 윙크의 2024년 매출액은 420억 원으로 시장 점유율은 14%다. 하지만 안경사협회의 면허 정지 압박과 오렌즈의 고발이 이어지며 1500개에 달하던 윙크 제휴 안경원의 수는 5월 기준 500여 개로 줄었다. 약 1000개의 제휴 안경원이 제휴 해지했다.
오렌즈는 윙크와 유사한 형태의 픽업 서비스를 실시하다가 4월 돌연 잠정 중단했다. 공교롭게도 협회가 제휴 안경원들에 징계 공문을 낸 시점도 4월이다. 법률신문은 스타비젼의 입장을 듣기 위해 취재를 요청했으나 스타비젼 측은 23일 오후 6시 현재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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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지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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