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트럼프 감세 법안 처리 예정
재정적자 악화 전망에 국채 금리 급등
30년물 5%·10년물 4.5% 넘어
美 재무부 국채 경매도 흥행 부진
'관세 타격' 타겟, 매출 전망 하향에 ↓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21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공화당 지도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요 공약을 담은 감세안 통과를 추진하면서, 재정적자 악화 우려로 국채 금리가 치솟고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5%, 30년물 금리는 5%를 다시 돌파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16.8포인트(1.91%) 하락한 4만1860.44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95.85포인트(1.61%) 내린 5844.6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70.07포인트(0.38%) 미끄러진 1만8872.64에 거래를 마쳤다.
미 국채 금리가 장기물 중심으로 급등하며 주식 매도세를 부추겼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재 전 거래일 보다 11bp(1bp=0.01%포인트) 뛴 4.59%,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1bp 뛴 5.08를 기록 중이다. 30년물 금리의 경우 2023년 10월말 이후 최고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에 재정적자를 더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감세안을 담은 '메가 빌' 처리를 압박하면서 국채 금리 발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의원들을 만나 법안에 반대하면 다음 선거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의회예산국(CBO), 무디스 등 주요 기관에 따르면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세수가 최소 3조달러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공화당 지도부가 당내 이견을 좁힌 뒤 이날 밤 하원 표결에 부치기로 하면서 재정적자 악화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미 국채 경매 부진도 금리 상승을 가속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160억달러 규모의 20년물 국채 입찰을 진행했다. 투자 수요가 지지부진하면서 이번 국채 경매 낙찰 금리는 5.047%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개월 평균(4.613%)보다 46bp나 높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연방정부 부채 문제를 지목하며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안까지 밀어붙이면서 재정적자 악화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미 국채 금리가 더 치솟을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는 적자가 커지면 국채를 더 많이 발행해 이를 메워야 하는데, 시중에 풀리는 국채를 받아 줄 투자자가 부족해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야 한다.
미 국채 금리 급등은 전 세계 경제에도 큰 부담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주택담보대출부터 기업대출까지 모든 차입 비용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 에셋 매니지먼트의 린지 로스터 멀티섹터 채권 투자 수석은 채권 금리와 관련해 "향후 추세는 분명히 더 높아질 것"이라며 "핵심은 재정 문제에 대한 의구심이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 투자 전략가는 "재정적 관점에서 지금 중요한 질문은 이 세법이 어떤 모습일지, 또 단순히 부채 증가 속도를 늦추기만 함으로써 (트럼프 2기의) 재정 긴축을 무산시킬지에 대한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둔화와 부채 감축을 위해 우리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뛰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증시 불안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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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별로는 미 대형 유통업체 타겟이 5.21% 하락했다. 1분기 매출이 예상을 하회한 데다, 관세 불확실성과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로 인한 소비자 반발로 회사가 연간 매출 전망을 하향조정한 여파다. 월마트와 홈디포는 각각 1.4%, 1.65% 내렸다. 기술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엔비디아는 1.92% 하락했고 애플은 2.31%, 테슬라는 2.68% 내렸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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