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화당에 감세안 처리 압박
재정적자 악화 전망에 국채 금리 급등
타겟, 관세로 매출 전망 낮춘 뒤 6.5% ↓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21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화당에 감세 법안 처리를 압박하자 재정적자 악화 우려가 짙어졌고,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한 여파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5%, 30년물 금리는 5%를 다시 돌파하며 투심을 짓누르는 흐름이다.
이날 뉴욕 주식 시장에서 오전 9시43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3.71포인트(0.85%) 내린 4만2313.53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0.82포인트(0.52%) 하락한 5909.6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9.49포인트(0.42%) 떨어진 1만9063.22에 거래 중이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인 대규모 감세안을 담은 '메가 빌'의 의회 통과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법안에 반대하는 일부 공화당 의원을 향해 다음 선거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법안 처리를 압박했다. 현재 하원에서 공화당은 220석으로 민주당(213석)을 근소하게 앞서 당내 이탈표가 몇표만 나와도 법안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당내 이견이 좁혀졌으며, 이날 법안을 다시 본회의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연방정부 부채 문제를 지목하며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에서 한 단계 강등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안까지 밀어붙이면서 재정적자 악화와 나랏빚 증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 무디스 등 주요 기관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 세수는 3조~4조달러 줄어들 것이라 예상한다.
재정적자 악화 전망에 미 국채 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뛰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54%,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02%를 기록 중이다. 전일 대비 각각 6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적자가 커지면 국채를 더 많이 발행해 이를 메워야 하는데, 시중에 풀리는 국채 물량이 늘어나 이를 받아 줄 투자자가 부족해지면 정부는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야 한다.
골드만삭스 에셋 매니지먼트의 린지 로스터 멀티섹터 채권 투자 수석은 채권 금리와 관련해 "향후 추세는 분명히 더 높아질 것"이라며 "핵심은 재정 문제에 대한 의구심이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에도 여전히 관세 불확실성이 크고,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LPL 파이낸셜의 크리스티안 커 거시경제 전략 수석은 "지난 한 달 동안 주식시장 회복은 속도와 규모 측면에서 모두 놀라웠다"면서도 "이 강력한 랠리를 위험이 진정됐다는 확실한 신호로 해석하고 싶을 수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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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별로는 미 대형 유통업체 타겟이 6.52% 하락하고 있다. 1분기 매출이 예상을 하회한 데다, 관세·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로 인한 소비자 반발 등 여파로 회사가 연간 매출 전망을 하향조정한 여파다. 월마트와 홈디포는 각각 0.64%, 0.63% 내리고 있다. 애플은 0.88% 하락 중이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0.56% 약세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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