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트럼프 "인도와 관세협상 잘 진행 중"
인도, 中빈자리 대체 원하는 듯
"24개 품목군 중 19개 신속 협상 대상"

미국과 최초로 무역 합의에 이를 나라로 인도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나라인 인도는 중국 공급망이 빠진 미국에서 '주요 공급국' 자리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인도 이코노믹타임스와 미국 로이터통신 등을 종합하면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도와 관세 관련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으며 그의 판단으로는 양국이 곧 무역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도 미국 CNBC 방송에 출연해 국가를 특정하지 않은 채 "한 국가와의 협상을 마쳤으나 상대국 총리와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곧 승인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도 언론은 익명의 국가가 인도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인도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인도가 미국에 '미래 최혜국 대우'를 제안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미래 최혜국 대우는 인도가 앞으로 다른 나라에 미국보다 더 나은 관세 조건을 부여하면 같은 조건이 미국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 조항은 일종의 미래 보장 기능을 하며 미국과 협정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인도가 영국이나 유럽연합(EU)보다 미국에 훨씬 더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의향이 있다"면서도 "다만 중국이 빠져나간 공급망에서 인도가 미국의 '주요 공급국'이 될 수 있다는 보장을 미국에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국 간 거래 되는 24개 품목군 중 19개가 신속 협상 대상으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견이 많은 농산물이나 군수품 등 5개 품목군은 2단계 협상에서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인도는 미국산 냉동육류와 다양한 수산물, 가금류, 과일 주스류 등에 대해 현행 30∼100%인 관세를 0∼5% 수준으로 인하하는 대신 미국에 섬유, 장난감, 가죽제품, 가구, 보석류 및 자동차 부품 등 노동 집약 산업에 대한 우대 관세와 의약품 및 산업 장비 같은 공학 제품에 대해서도 장기 우대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이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리스크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는 국가다. 인도는 미국을 상대로 연간 450억 달러(약 64조3000억원)에 이르는 무역 흑자를 기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인도를 "무역에 있어 매우 큰 악당"이라 부르며 관세를 통해 불균형을 바로잡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인도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자 미국을 겨냥해 각종 관세 인하에 나섰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한 무역 협정 체결과 미국산 무기 구매, 에너지 수입 확대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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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양국은 2030년까지 양국 간 무역 규모를 5천억 달러(약 714조9000억원)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말까지 협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발표하고 인도에는 26%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양국 간 협상은 더 빨라지고 있으며 타결이 임박한 상황이다. 지난 21일에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인도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와 만나 무역 문제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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