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결과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파월 풋' 기대감엔 "개입의사 없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예상보다 높다며 관세 정책으로 인해 물가와 경제 성장 촉진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CNBC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지금까지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양대 목표가 상충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며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경제가 각 목표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그리고 각 목표와 현실 간 격차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 얼마나 다를지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Fed는 물가와 고용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경제가 둔화하면 물가가 하락하고 실업률이 올라간다. 이때 금리를 인하하면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Fed 당국자들을 비롯한 경제학자들은 관세가 물가와 실업률을 동시에 올릴 수 있다고 본다.
파월 의장은 관세에 대해 "우리 목표에서 더욱 멀어지게 할 가능성이 크다"며 "아마도 올해 남은 기간 그럴 것"이라고 했다.
다만 금리 인하 등은 고려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금리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당분간은 정책 기조에 대한 조정 전에 더 명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높으면 Fed는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상해 수요를 억제한다. 그러나 성장이 둔화한다면 금리를 인하한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월가는 오는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29.7%로 전망한다.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일시적이라고 보나 그 영향이 더 지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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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증시가 급락할 경우 Fed가 시장 안정을 위해 개입하는 일명 'Fed 풋' 또는 '파월 풋'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그러나 이날 파월 의장은 이 같은 질문에 기대를 꺾는 발언을 했다. 파월 의장은 "시장은 원래 취지대로 작동하고 있고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개입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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