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공매도 재개후 공매도 132만주
공매도 평균가 2만6775원…현재가 2만9500원
유럽과 중동 매출이 북미 넘어설 것으로 기대
미국의 상호 관세 이슈와 명품 플랫폼 '발란' 투자 실패 이슈에도 실리콘투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공매도 재개에 따라 공매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기관투자가의 공격적인 '사자' 주문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실리콘투 주가는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13.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1.7% 하락했다. 관세 이슈로 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실리콘투 주가 상승률은 시장 수익률을 15.2%포인트(P) 웃돌았다. 기관 투자가가 169만주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477억원이 넘는 규모다.
지난달 31일 실리콘투에 대한 공매도는 32만주에 달했다. 전체 거래량 100만주 가운데 32%를 차지할 정도로 공매도가 거셌다. 당일 주가는 6% 가까이 하락했다. 이후로 공매도는 이어졌고 9거래일 동안 153만주에 달하는 공매도가 이뤄졌다. 공매도 평균가는 2만7148원이다. 현재 주가 2만9500원을 고려했을 때 공매도 투자자는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공매도가 거셌던 이유는 관세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투의 미국 사업은 국내에서 화장품을 매입해 미국 지사로 보내 판매하는 구조다. 수입 통관의 주체는 지사다. 실리콘투는 미국 내 물류창고에 재고를 확충해 놓은 상태다. 관세 여파로 제품 가격이 비싸지면 재고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세 부담과 관련해서는 브랜드사와 협의 및 지사 공급가율 조정 등을 통해 관세 노출을 줄여나갈 계획"이라며 "수요 위축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발란 투자에 따른 손실 확정 이슈도 남아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실리콘투는 발란에 75억원을 투자했다. 발란 회생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투자 회수 가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증권가는 실리콘투에 대한 우려를 덮을 만한 성장 잠재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호평받은 국산 화장품 브랜드가 유럽과 중동 지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실리콘투는 별도 기준으로는 폴란드와 네덜란드에서 매출 1000억원, 중동에서 500억원을 기록했다. 현지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실리콘투 영업력 확대를 고려했을 때 올해는 유럽과 중동 매출이 북미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투는 올리브영의 북미 진출과 관련한 협업도 논의하고 있다. 마무리 단계는 아니지만 협업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기대했다. 올리브영이 현지 매장 구축 과정에서 실리콘투의 인프라를 활용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
지금 뜨는 뉴스
하나증권은 실리콘투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2000억원, 영업이익 391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5%, 33% 늘어난 규모다. 시장 기대치인 영업이익 389억원을 충족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