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은 8일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과 관련해 “스마트폰 부문이 실적을 견인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며 “이번 실적은 삼성전자의 다양한 사업구조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잠정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4.2%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7% 늘었다. 시장 컨센서스였던 5조5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부문에서의 견조한 출하가 전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며 “세트와 부품 등으로 나뉜 사업구조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면서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주가 부진 속에서도 실적을 지켜냈다”고 분석했다.
갤럭시S25 시리즈 1분기 출하량은 약 1350만대로 추정되며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김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중심 마케팅과 교체 수요 자극이 효과를 냈지만, 미국 수출 확대를 위한 선출고 요인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2분기에는 S25 판매량이 800만대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갤럭시S25 엣지(슬림 모델)의 등장이 실적 유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반도체 부문의 실적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에서는 메모리에서 약 3조3000억원의 이익이 발생했지만, LSI 및 파운드리 부문에서 약 2조5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며 발목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운드리 부문은 저가동률 구조가 이어지고 있어 고정비 부담이 큰 상황이다. HBM(고대역폭메모리)도 계절적 비수기와 신규 고객 확보 지연으로 아직 회복 국면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2분기 실적에 대해선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에서 뚜렷한 개선이 어려운 가운데, 전체 영업이익도 1분기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며 “MX(모바일) 부문의 실적 감소폭에 따라 전체 실적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금 뜨는 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이미 낮은 기대치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2025년 예상 순자산 대비 0.95배로, 과거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다”며 “향후 D램 업사이클 진입과 HBM 신규 고객 확보, 하반기 폴더블 신제품 출시 등 다양한 모멘텀이 작용할 경우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