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무풍 지대이자 중국의 한한령 해제로 주목을 받았던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주가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친 실적으로 주요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줄줄이 내린 가운데 엔터 4사 중 유일하게 연초 이후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엔터주 랠리'에서 낙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JYP 주가는 전장 대비 9.61%(6700원) 폭락한 6만3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하루에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78억원, 460억원어치(순매도 1위)를 내다 팔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52주 최고가(8만5100) 대비 26% 빠진 수준이며, 올해 들어선 6.8% 하락 중이다. 같은 기간 에스엠(+31%), 하이브(+16%), YG엔터테인먼트(39%)가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투자 심리를 냉각시킨 것은 JYP의 수익성 부진이다. JYP는 지난해 4분기 1991억원의 매출(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을 내며 몸집은 불렸지만, 영업이익(369억원)이 3% 감소하며 시장의 기대치(389억원)를 소폭 하회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4년부터 안분돼 반영되던 중국 음원 매출(약 110억원)이 일시에 반영되면서 매출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며 "영업이익은 이 같은 깜짝 실적을 고려하면 부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JYP 마진율의 발목을 잡은 건 자회사의 사업 확장이다. 특히 JYP의 MD(상품 기획)와 커머스 등 IP(지식재산권) 기반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블루개러지가 지난해 4분기 289억원의 매출을 내고도 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이 훼손됐다는 평가다. 이에 하나증권은 JYP의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내렸으며, 삼성, 한화, 흥국증권도 잇따라 목표가를 8만원대로 줄줄이 하향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으로 우리는 또다시 고연차 IP 의존도 증가와 사업 확대에 따른 마진율 저하를 확인했다"며 "특히 블루개러지의 MD 매출 확대는 구매 원가나 팝업 및 플랫폼 운영 관련 비용, 배송·결제 등 기타 지급수수료 증가 등을 야기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짚었다. 엔터사들의 효자손으로 불리는 MD 사업이 JYP의 캐쉬카우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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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경쟁사 대비 MD 성장세 둔화에도 주력 아티스트들이 실적 견인이 기대된다는 낙관론도 존재한다. 이화정 NH투자증권은 "2025년 주력 아티스트의 투어 규모 확대, 신인 아티스트의 수익화 구간 진입에 따른 실적 성장세가 기대된다"며 "5세대 아티스트인 NEXZ와 킥플립이 본격적인 수익화 구간에 진입 중인 점도 기대 요소"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대규모 북·남미 투어를 앞둔 스트레이키즈의 예상 투어 관객 수가 총 220만명으로 K팝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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