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ARD·ZDF 다큐멘터
홈페이지에서도 영상 삭제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석열 대통령이 구금 51일 만에 구속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의 결정을 받은 가운데 독일 공영방송 채널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관련 다큐멘터리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방영도 전에 비상계엄을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독일 제 1, 2 공영방송인 아에르데(ARD)와 체트데에프(ZDF)를 운영하는 독일 방송사 피닉스는 6일(현지시간) '중국과 북한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 위기'라는 제목의 28분짜리 다큐멘터리를 방영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편성을 바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큐멘터리를 내보냈다. 홈페이지에서도 영상을 삭제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달 25일 방송사 홈페이지에 먼저 공개된 것으로 전광훈 목사와 보수 유튜버 우동균, 2020년 4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허병기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윤 대통령 탄핵 소추의 위헌성을 주장한 이호선 국민대학교 교수 등의 인터뷰를 담았다. 방송은 전 목사를 "광화문 항의운동의 창시자"로, 우씨는 "저널리스트이자 유튜버"로 소개했다. 또 윤 대통령 탄핵 재판이 위법하거나 불공정하다는 극우의 주장을 다루는 것은 물론, 중국과 북한의 선거 개입설이 실체 하는 것처럼 소개했다.
그러자 국내 16개 인권·언론단체 모임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21조넷)'는 6일 성명을 내고 "한국 국민 다수가 허위 사실이며 망상으로 판단하는 일부 극우 세력의 주장을 압도적인 비중으로 다룬 반면 계엄령의 문제점을 지적한 취재원은 단 한 명뿐이었다"며 "가장 큰 문제는 유럽이 냉전 시대에 가졌던 동아시아에 대한 선입견을 부활시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21조넷은 특히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진상을 최초로 취재한 외신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아에르데 소속임을 거론하며 "그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전 세계에 알렸던 한국 민주주의 투쟁의 역사를 아에르데가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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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거주하는 교민이 모인 '재독 한인 윤석열 탄핵 집회 모임'은 방송국에 보낼 항의 서한에 7일 오전까지 1922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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