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천안공장 신제품 '윌 작약' 제조 현장
자동화 시스템 하루 10만개 생산
윌 중국 진출 성과…해외 수출 선봉장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한 공장. 요란한 소리를 내는 기계들 사이로 '윌 작약'이 끊임없이 쏟아진다. 96명의 근로자들은 25년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발효유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이하 윌)'이 야심차게 선보인 신작의 공정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자동화 시스템과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카메라가 제품의 불량을 꼼꼼히 잡아내지만, 혹시나 생길 수 있는 이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hy(옛 한국야쿠르트)의 천안공장은 회사의 매출 효자들이 탄생하는 핵심기지다. 1만평이 넘는 부지에 자리잡은 이 곳에서 출시하는 제품은 총 12종. 신제품 '윌 작약'을 포함한 윌 시리즈, 간 건강기능식품 '쿠퍼스', 장 건강기능식품인 '엠프로(MPRO)' 등의 용기 제작부터 음료의 영양과 맛을 내는 모든 과정이 한곳에서 이뤄진다. 그 결과 하루 평균 사용되는 원유의 양만 70t. 플라스틱 수지는 15t이 소비된다.
신제품 출시로 제품이 늘어났지만, 설비를 보강한 덕에 무리는 없다. 천안공장은 '윌 작약'과 윌의 해외 수출을 위해 올해에만 2차례 배양탱크와 조합탱크를 11대 늘려 도합 90대의 탱크를 운영하게 됐다. 캐파를 확충해 '윌 작약'은 출시 첫주인 지난주 매일 15만개씩, 이번주부턴 10만개씩 안정적으로 생산되는 중이다.
천안공장의 메인 제품은 단연 윌이다. 하루에만 평균 70만개를 만들어 '야쿠르트 아줌마'인 전국의 hy 프레시 매니저들에게 배송하고 있다. 1년에 2억개씩 꾸준히 팔리며 회사 전체 매출의 4분의 1가량을 책임지는 효자 중의 효자인 셈이다.
윌의 트레이드마크인 사각용기를 만들기 위한 기계만 해도 총 10대였다. 7.65초만에 용기 10개를 만들어내는 이 설비에선 1시간에 4700개의 용기가 생산된다. 하루에만 110만개의 용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근무자 평균근속연수만 해도 27년. 숙련된 근무자들이 만들어낸 용기의 불량률은 하루 평균 1.5%로 현저히 낮다.
음료를 가공하기 위한 원액파트에선 커다란 탱크들이 빽빽히 자리했다. 원유를 133℃의 고온으로 2~3초간 빠르게 살균하고 배양한 균주를 넣어 37℃의 온도에서 발효 과정을 거치면 1차는 성공. 여기에 맛을 결정하는 시럽을 섞어 이온 세척기를 거친 용기에 충전하면 제품은 최종 완성이다.
이같은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은 위생과 안전이다. 위생복과 위생모, 마스크 등을 착용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작업장은 단 하나의 먼지와 이물질이 들어가지 못하게 모든 과정이 외부와 차단됐다. 제품 캡이 씌워져 냉장창고에서 들어가기 직전까지 금속 엑스레이로 이물질을 관리했다. 공정을 모두 거친 제품은 로봇이 제품을 옮겨 사람 손을 타지 못하게 했다.
'윌 작약'도 이 같은 윌의 기본 공정을 모두 거치지만, '이중제형'이라는 특성상 쿠퍼스나 엠프로의 공정 과정을 조합했다. 그간 윌은 총 11차례에 걸쳐 제품이 리뉴얼되고 추가됐는데, 이중제형으로 만든 윌은 '윌 작약'이 처음이다. 강인구 공장장은 "다 공개할 순 없지만, 소비자가 쉽게 애음할 수 있도록 윌의 기본과 다른 제품들의 공정을 합쳤다"며 "'윌 작약'의 초기 반응이 좋아 하루 평균 35만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되면 추가 라인 신설도 검토할 수 있지 않을까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공장은 윌의 해외 진출에도 최선봉장 역할을 한다. 이곳에선 윌의 해외수출용인 8종의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특히 중국으로 수출하는 윌 2종은 많이 생산하는 날 기준 일평균 25만개를 만들어낸다. 지난해 9월 중국 온라인몰 등을 통해 수출을 시작했지만, 최근엔 중국 각지의 패밀리마트와 세븐일레븐에 입점하는 등 오프라인 판매를 확대한 성과다. 윌은 미주 최대 아시안 마켓 체인인 'H마트'에도 제품을 공급하며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으며, 대만을 시작으로 태국 등 동남아 시장에도 수출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지금 뜨는 뉴스
윌이 처음 만들어진 2000년. 신입사원으로 천안공장에 입사해 지난해 공장장이 된 강 공장장은 수출에 대한 남다른 의지도 드러냈다. 강 공장장은 "윌이 처음 나온 당시 현장에선 '사각 용기가 될까?' 등 많은 고민을 했는데, 지금은 해외 수출을 위해 증설까지 하니 감회가 새롭다"며 "아직 수출 초기 단계인 만큼 수출용 제품을 매일 생산하진 않지만, 글로벌로 가는 시작점인 천안공장에 수출 전용 공장도 구축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 현지화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전략도 세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천안=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