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한동에 1100만~1500만원 수준 스마트팜…농협이 설치비 70% 지원
하나로마트·APC 활용 '농협몰' 중심 유통혁신 추진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저렴한 비용으로 도입이 가능한 보급형 스마트팜을 정부와 협력해 올해 1000여농가에 보급하겠다"고 6일 밝혔다.
강 회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돈 버는 농업'을 만들기 위해 노동력을 절감하고 영농비 부담은 완화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강 회장은 "노동력 감소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스마트팜이 필요하지만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설치비를 농업인이 감당하긴 어렵다"며 "온실 한동에 1100만~1500만원 수준의 보급형 스마트팜 설치비 70%를 농협이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 지속해서 스마트팜 보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농협은 온라인 플랫폼 농협몰과 전국 하나로마트 등의 유통망을 강화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농업인의 소득을 증대할 방침이다. 강 회장은 "소비자들이 농협은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공급한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이 장점과 농협이 가진 하나로마트와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등을 기반으로 온라인 농식품 전문 플랫폼인 농협몰을 통해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단위의 농협 자원을 활용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현지 소비자들에 공급해 물류비를 줄이고, 소비자에게 보다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강 회장은 "쿠팡과 마켓컬리 등이 농산물 유통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농협의 물적 인적자원을 활용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협은 만성적인 공급과잉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쌀 산업 활성화를 위해 쌀 소비 촉진과 수출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강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아침밥 먹기를 통한 쌀 중심 식습관 개선, 쌀 가공식품 육성과 수출확대를 통한 5만t 이상의 쌀 소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러한 쌀 소비문화가 일상에 자리 잡으면 농업소득 증대와 함께 국민 건강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벼 재배면적 8만㏊ 감축에 대해선 '어려운 숙제',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크게 줄어 쌀이 남아 돌고 있기 때문에 벼 재배면적을 일정부분 감축하는데 동의한다"며 "다만 쌀 농사 기계화율이 99%에 달해 고령, 여성 농업인들은 쌀 농사를 포기하기 어렵다. 대체작물 재배에 대한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은 기상이변에 따른 재연재해로 피해를 본 농업인을 지원하는 등 농업인의 어려움 해결에 힘쓰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농협은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을 돕기 위해 7250억원 규모의 무이자 재해복구자금을 지원하고, 58억원 상당의 영양제와 약제를 제공했다. 또 축산농가의 부담을 덜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사료 가격을 인하해 총 1211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19번의 할인 행사를 통해 1362억원 규모의 소비를 촉진했다.
특히 쌀 가격 안정화를 위해 벼 매입자금을 3조원까지 확대하고, 2024년산 벼 매입 가격을 전년과 동일한 수준 이상으로 유지했다. 아울러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아침밥 먹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우리 쌀, 우리 술 K-라이스 페스타'를 개최해 쌀 가공식품과 전통주의 소비를 늘리는 데 기여했다.
농업 정책과 관련해서는 정부 및 국회와 협력해 농신보 출연금 1500억원을 확보하고, 농업진흥구역 내 자재판매장 설치를 허용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또 국제협동조합농업기구(ICAO) 회장국으로서 회원국 간 무역 활성화 및 인적 교류를 확대하며 글로벌 농협으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농축협과 함께하는 농협' 실현을 위해선 무이자자금을 2027년까지 20조원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는 16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예금자보호기금 운용 방식을 개선해 농축협의 예금보험료 부담을 약 700억원 줄이고, 맞춤형 경영 컨설팅과 중장기 발전 계획을 추진해 농축협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사회공헌 활동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농촌 왕진버스 운영과 사랑의 집고치기 사업을 확대해 농촌 복지를 증진하고, 내부 통제 체계를 재정비해 윤리 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협은 금융 부문의 비상경영체계를 강화하고, 적자 계열사에 대한 강도 높은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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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회장은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농업인과 함께 지속 가능한 농업을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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