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용 나노반도체 표면에 얇은 층 쌓아 방사선 영향 억제
국내 연구진이 우주 방사선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양성자에 대한 반도체 내방사화 기술을 개발했다.
우주에는 많은 종류의 방사선이 다량 존재하는데, 이는 반도체를 사용하는 제품 고장 원인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방사선을 견디는 내방사화 기술은 차세대 우주항공용 반도체 개발에 매우 중요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포항공과대학교와 공동 연구를 통해 반도체 표면을 외부와 물리적으로 분리, 대기 중 물과 산소 등을 차단하는 패시베이션(Passivation) 층을 쌓아 양성자에 의한 나노반도체 오류를 대폭 억제한 내방사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강창구 원자력연 방사선융합연구부 박사팀과 이병훈 포항공대 교수팀은 물질을 기체 상태로 만들어 표면에서 화학반응으로 얇게 쌓는 원자층 증착 방식을 활용, 산화아연(ZnO) 기반의 나노반도체 표면에 10㎚(나노미터) 두께의 산화알루미늄(Al2O3) 패시베이션 층을 쌓았다.
패시베이션 층을 적용한 반도체와 그렇지 않은 반도체 모두에 양성자가속기를 활용해 양성자를 쬔 뒤 전기적 특성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 패시베이션 층이 양성자를 쬔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 변화를 매우 효과적으로 억제함을 확인했다.
패시베이션 층으로 보호받는 반도체는 그렇지 않은 반도체에 비해 양성자를 쬔 후 문턱전압 변화는 60%, 이력현상 지수와 스트레스 지수 변화는 90% 대폭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이즈 값은 양성자 조사 후에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 기술은 우주방사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양성자의 영향으로부터 반도체를 효과적으로 보호해 차세대 우주항공용 나노반도체의 내방사화 시스템 구현을 위한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병엽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이번 기술은 차세대 나노반도체에 원자층 증착 방식으로 패시베이션 층을 쌓고, 실제 내방사선 효과까지 검증한 사례"라면서 "우리나라가 우주항공용 반도체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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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원자력연이 반도체 제작 및 양성자 쬐기 실험을, 포항공대에서 전기적 특성 변화 분석을 담당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나노컨버전스(Nano Convergence)' 1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 Enhanced high-energy proton radiation hardness of ZnO thin-film transistors with a passivation layer )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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