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52시간 노동제마저 유연한 입장 밝혀 주목
각종 금기깨는 행보 연일 이어져
비상계엄 이전부터 실용주의 움직임 선보여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진보 진영의 금기를 깨고 있다. 기본소득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진보적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던 이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에 이어 52시간 노동시간 문제에서도 유연한 입장 등을 내세워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중도, 실용 노선에 대해 긍정과 부정 평가가 엇갈린다. 대선 필승 공식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민주당의 오랜 정책 지향점과 거리를 두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 제외 어떻게’ 토론회에서 반도체 산업 연구개발(R&D) 분야 고액 연봉자의 경우 주 52시간제 예외를 도입하자는 재계의 제안에 대해 "나름의 합리성이 있다. (근로 시간 예외를) 한다면 한시적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며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정국돋보기]'금기를 깨는 이재명의 변신', 이제 어디로 향하나](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020310430117018_1738546982.jpg)
이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일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현재 지정학적 현실을 감안할 때 일본과의 관계를 심화하고 (한·미·일) 3국 협력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외에도 추가경정예산을 주장하며 줄곧 밝혀왔던 민생지원금 지급도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철회를 직접 언급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중도, 실용 노선에 대해서는 조기 대선을 의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고한 안티(반대 진영)가 걸림돌이라는 이 대표가 외연 확장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안으로는 내란, 밖으로는 무역전쟁 속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실용주의 방향에 대해 방향을 잘 잡았다"고 했다. 물론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노동계 출신의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그동안 지켜왔던 가치 등이 유지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변화 흐름은 비상계엄이 있기 전부터 이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비상계엄 이전인 지난해 전당대회 이전부터 이 대표는 연금개혁이나 금투세 폐지 등 민생 일정에 나서고 실용주의 노선을 밟아왔다"고 설명했다. 경제 상황이나 한국이 직면한 현실에 맞게 민주당의 방향 설정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향후 행보는 어디로 향할까.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메가 이슈는 이제 다 내놨다"며 "지금은 성장이 중요한 시기인데, 성장을 통해 얻은 잉여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방법론에 관한 문제가 앞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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