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 심화에 비트코인 10만달러 밑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 커져"
"美 정부 가상자산에 친화적…반등 여지 높아"
가상자산 시장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발 관세 전쟁 점화에 따른 세계 통상 분쟁 우려감 때문이다. 다만 가장자산 자체에 대한 문제가 아닌 만큼 시장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16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거래일(24시간 전) 대비 5.99% 하락한 9만4205달러에 거래됐다. 또 이더리움(17.94%) 리플(19.06%), 솔라나(7.59%) 등이 일제히 빠졌다. 이와 함께 밈코인으로 꼽히는 도지와 오피셜 트럼프도 각각 19.95%, 12.41% 밀렸다.
비트코인의 하락세는 지난달 말부터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10만5000달러였던 비트코인은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며 이달 2일 10만달러가 무너졌다.
하락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현지시간)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 인해 4일부터 캐나다산 물품에 25%(석유와 천연가스는 10%), 멕시코의 모든 제품에 25% 관세, 중국 제품에는 1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이에 반박해 캐나다와 멕시코도 보복 관세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관세 전쟁이 발발하고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 시장은 트럼프 당선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크게 상승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후 인사 및 행정명령으로 공약 이행 의지도 표명했다"면서도 "행정명령 이후 시장이 후속 뉴스를 기다리는 가운데 차익 실현성 매도가 진행되는 중 이며, 딥시크와 관세 이슈로 위험자산 시장이 흔들리는 것에도 동조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장도 "일본의 금리 인상, 딥시크 쇼크,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동결, 관세전쟁 등으로 위험자산 투심에 악영향을 주는 이벤트가 다수 발생했다"며 "가상자산 시장에 단기 호재가 부재하여 매도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 자체적인 악재나 가격하락 요인은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여러 차례 말하면서 글로벌 통상갈등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우려 등에 의해 한동안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만큼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가상자산 전담 실무그룹 출범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홍 연구원은 "규제 변화에 따른 가상자산 산업의 점진적인 활성화 여부가 시장 방향성에 중요하다"며 "일시적으로 시장심리가 부진할 수 있지만,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미국 정부 및 금융당국이 출범함에 따라 산업은 결국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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