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비용 대비 보험비용 비중 2배 ↑
재난 빈번해지자 민간보험사 보험 철회도
일부 지역 부동산가치 하락 우려
폭염·가뭄·홍수 등 재앙 수준의 기후위험으로 인해 미국 비우량주택담보대출(모기지) 비용에서 보험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9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단체 퍼스트 스트리트 파운데이션이 3일(현지시간) 발간한 '위험에 빠진 부동산 가격(Property Prices in Peril) ' 보고서에서 "모기지 비용 금액 대비 보험비용의 비율이 2013년 7~8%에서 2022년 20% 이상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퍼스트 스트리트는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는 기존 이주 패턴을 파괴하고 있다"며 "전국의 만성적인 기후 변화로 인해 지역적 선호도가 재편되고 있다"고 짚었다.
일례로 해안 지역은 해수면 상승으로 위협을 받고 있으며 내륙에선 폭염으로 인한 산불, 가뭄, 홍수, 허리케인 등으로 인한 피해가 늘었다.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전례 없는 수준의 재산 피해가 발생해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고위험 지역에서의 보험 상품을 철회하기도 했다.
미국 전역에서 주택보험료가 상승했다는 사실은 여타 보고서를 통해서도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가 지난 1월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전역의 평균 주택 소유자 보험료는 2020~2023년 30% 이상 증가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을 고려해도 13%에 달한다.

퍼스트 스트리트는 주택보험비용이 2055년까지 현재 대비 29.4%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마이애미의 경우 4배까지 급증할 것이란 관측이다. 플로리다는 3배, 캘리포니아 주도(州都)인 새크라멘토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만성적인 기후 변화는 공공 서비스 요금부터 유지 관리 비용에 이르기까지 재정적인 부담을 높인다"며 "결국엔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과 관련된 주택 소유 비용 상승이 함께 주택 가치를 바꾸고 있다"고 짚었다.
기후 위기에 직면한 미국인들의 이주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퍼스트 스트리트의 기후 이주 예측 모델에 따르면, 2055년까지 55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기후위험에 더 강한 지역으로 자발적으로 이주할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2025년)만 520만명이 이주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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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벨트(텍사스·플로리다·캘리포니아)' 지역을 포함한 일부 지역들은 기후 위기로 인한 부동산 가치 하락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퍼스트 스트리트는 2055년까지 7만26개의 마을이 기후위험으로 부동산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체 인구조사구역의 84%에 해당한다. 또 보험 압박과 구매층의 이탈로 인한 부동산 가치 순손실 규모가 1조47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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