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일각서 비판 일자 "틀린 말 아니다"
"12·3 비상계엄에 대해선 권리 행사" 주장
홍준표 대구시장이 유시민 작가와 방송 토론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10월 유신은 내란이 맞다"고 언급했다. 이 가운데 보수 일각에서 비판이 나오자 "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동의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31일 홍 시장은 자신의 소통 채널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29일 밤 MBC 설 특집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홍 시장이 '10월 유신은 박정희가 내란을 도모한 것'이라고 해 보수 온라인 커뮤니티에 비판이 번지고 있고 앞으로 보수 유튜버들의 공격 소재로 사용될 듯하다"고 걱정하자 이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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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시장은 "10월 유신은 나라 체제를 독재로 바꾼 내란이었다. 틀린 말을 하지 않았기에 걱정할 필요 없다"며 "그것을 모르면 멍청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1972년 10월 17일 '10월 유신' 선포를 예를 들며 "박정희 대통령은 헌법을 정지시키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회를 해산했다. 당장 국회 앞에 탱크가 왔다"며 "이는 전형적인 내란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내란을 도모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번 경우는 내란이 아니다. 적절했냐? 부적절했냐? 문제이지, 불법이냐? 아니냐? 나는 그건 아니라고 본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은 헌법이 인정한 대통령의 비상 대권(을 행사했을 뿐)이기에 내란죄로 다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홍준표는 비상계엄에 "폭동 행위 없어 내란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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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뒤이은 탄핵, 체포 및 구속 등 일련의 정국을 둘러싸고 홍 시장이 보수 진영을, 유 작가가 진보 진영을 대변해 진행됐다. 이 토론에서 홍 시장은 "계엄은 내란이 아니며, 탄핵 소추는 과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작가는 "계엄은 헌법은 물론 계엄법도 위반했다"고 반박하며 팽팽한 토론이 이어졌다.
해당 방송에서는 MBC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1월 24,25일, 무선전화면접 100%,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제시했다. 해당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8%는 비상계엄에 대해 '위헌적인 중대 범죄'라고 답했고, '합헌적인 대통령의 권한 행사'라고 답한 응답자는 39%로 나타났다. 홍 시장은 계엄이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예산 삭감과 연이은 탄핵 등을 지적하며 "윤 대통령이 계엄을 한 절박한 사정을 더 많은 국민들이 이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폭동은 살인, 방화를 저질러야 하는데 그냥 군인들이 나와서 하는 시늉만 하고 2시간 만에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동 행위 자체가 없어 내란죄가 아니며, 성립 여부를 판단하려면 직권 남용죄"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홍 시장의 발언에 유 작가는 "대한민국의 모든 법질서를 다 무시했다. 조폭 보스도 이렇게는 안 한다"며 윤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원장과 검찰총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경찰청장과 간부들이 윤 대통령을 구속기소 해 재판에 회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모든 걸 거부하고 나만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상계엄이 2시간여 만에 끝난 것에 대해서도 홍 시장과 상반된 주장을 폈다. 홍 시장은 "계엄을 방송사에서 생중계하는 나라가 어디 있냐"며 "어설프게 왜 저런 짓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유 작가는 "운이 따르지 않았고 시민들과 야당이 빠르게 대처해 실패한 것이지, 만약 성공했으면 이 토론은 없었다. 시장님도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고 했다.
아울러 "결과를 보면 어설퍼 보이지만 어설픈 일이 아니었다. 실제로는 너무 무서운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홍 시장은 웃으며 "유 장관은 큰일 날 뻔했다"며 "계엄을 해도 저렇게 어설프게 할까 싶어 '해프닝'이라고 봤다. 오죽 답답했으면 저런 해프닝이라도 해서 국민에게 알리려고 했을까"라고 말했다. 홍 시장의 답변에 손석희는 "이렇게 웃으면서 할 이야기는 아닌데"라고 지적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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