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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단임 대통령제' 한계론…40년 묵은 '87년 체제' 대신할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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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등 거론
"정치공학적 개헌" 대통령제 개편 부작용도 제기

역대 세 번째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치권에서는 5년 단임 대통령제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87년 제9차 개헌에 따라 직선제와 함께 도입된 5년 단임제는 장기 집권과 독재를 막기 위한 국민들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후 선출된 대통령 8명(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 중 3명(노무현·박근혜·윤석열)이 탄핵 심판대에 오르면서 현 대통령 체제가 바람직한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의 권한 및 직권남용이 탄핵의 사유가 됐던 과거의 사례로 비춰볼 때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을 만드는데 5년 단임제가 이를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한계

대통령의 권력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은 매번 반복돼 왔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시작한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갈등이 더욱 극명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은 탄핵소추안을 총 29번 발의했다. 헌정사상 탄핵안은 16건 발의에 불과했다. 이에 맞서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거대 야당에 응수했다. 윤 대통령은 재임 2년 7개월 동안 거부권을 총 30회 행사했다. 거부권 행사가 가장 많았던 이승만 정부 12년 동안 45회에 비해서 훨씬 잦았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기에 이른다.


'5년 단임 대통령제' 한계론…40년 묵은 '87년 체제' 대신할 방법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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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극단적인 정치 대립 상황은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한계가 드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에 불이 붙은 이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도자 리스크로 인한 혼란의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나라 운영 시스템을 완전히 개보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지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개헌하자고 강력히 주장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꼭 대통령제를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바꾸고 국회도 일당 독점의 폐해를 막기 위해 양원제로 개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최근 한 간담회에서 "5년 단임 대통령제가 정책의 연속성을 저해한다"며 "장기적 국가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도 "개헌을 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며 "우리나라 대통령은 식물 대통령 혹은 제왕적 대통령 둘 중 하나다. 둘 다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도 아니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대통령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5년 단임 대통령제' 한계론…40년 묵은 '87년 체제' 대신할 방법은?

여권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5년 단임제를 대신할 권력 개편 방안은 4년 중임제다. 4년 중임제 최대 장점은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를 내릴 수 있어 전반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 이를 시행 중인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200년 넘게 4년 중임제를 운영해왔다.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현재 가장 선호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헌법학자이자 정치학자인 박상철 미국헌법학회 이사장은 "엄격한 삼권분립 전제하에 4년 중임은 정치권과 국민, 학계가 논의해온 최소한의 합의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대통령이 가진 권력 축소 없이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8년짜리 제왕'을 뽑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찮게 나온다. 재선을 염두에 둔 포퓰리즘 정책이 남발하고, 재선 이후에 레임덕이 찾아오는 현상도 막을 수 없다는 우려에서다.

분권형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등도 대안으로 제기

대통령제를 아예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나 의원내각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분권형 대통령제는 국민 직선으로 선출되는 대통령과 의회에서 선출되는 총리에게 집행권이 분산되는 정부형태이다.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의 절충형이다.


대통령은 의회 다수당의 의사를 고려해 총리임명권을 행사하며 국가원수로서 대외적으로 군통수권과 외교관 파견 및 영접권과 조약비준권을 갖는다.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이 총리에게로 분산돼 권력남용이나 독재의 위험을 원천 차단한다. 그러나 대통령과 총리가 같은 정당 소속일 경우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해져서 이를 견제하기 매우 어렵고, 일반적으로 외치는 대통령이 내치는 총리가 맡는 집행권의 분리를 명확하게 경계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의원내각제를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세계적으로 보면 대통령제보다 더 일반적 형태의 권력구조다. 의원내각제는 과반 정당 또는 정당 연합의 대표가 총리를 맡아 내각을 구성한다. 행정부와 입법부 권력이 일치하기 때문에 국정 전반의 집행력이 높아질 수 있다. 내각제는 의회 해산이 가능해서 책임 정치에도 더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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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대통령제 개편으로 국회의 권한이 지나치게 강화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장용근 홍익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현재 개헌 논의가 지나치게 정치공학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국민 투표로는 당선되기 어려웠던, 정치권력 주변에 오래 있었던 인물들이 분권형 대통령제나 내각제를 주도하려는 정치 기술적인 접근이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국회의 권한도 함께 축소하고 정치적 대립이 극심해지기 전 조정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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