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은 15일 '한국 주식시장의 미시구조' 보고서를 통해 "ETF 투자의 증가가 국내 주식시장의 미시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상장 ETF의 운용자산은 2016년 24조2000억원에서 2024년 말엔 173조5000억원이 됐다. ETF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비용과 세금 면에서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은 자산 다변화를 위해, 은행은 거래비용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팔고 ETF를 매수했다.
금융투자는 2017년 이후로는 2020년 한 해를 제외하고 매년 주식을 사고 있다. 상장주식만 보면 이유를 알 수 없지만, ETF를 연결하면 거래 구조가 보인다. 금융투자는 ETF 유동성공급자(LP)여서 ETF를 매도(발행)해서 생긴 돈으로 주식을 순매수하고 이 주식들은 ETF를 운용하는 투신에 장외로 넘긴다.
금융투자와 외국인은 ETF 차익거래도 늘렸다. 유동성공급자인 금융투자는 거래세를 내지 않기 때문에 ETF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의 차이를 활용해 차익거래를 할 수 있다. 주식선물 거래의 증가도 미시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IPO 시장의 성장은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로 대표되는 기타금융의 주식시장 거래를 늘렸다. 특히 이들의 매도 패턴은 코스닥 시장에서 두드러진다.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도 매도할 수 있는 이유는 비상장 시장과 장외에서 주식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비상장에 투자되는 자금은 더 커지고 있어서 사모펀드와 기타금융의 매매패턴을 알면 상장 시장에서의 적정 매수 타이밍을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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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박승영 김수연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각 주체는 각자의 합리적 이유에서 주식을 사고판다"며 "경기와 유동성 같은 매크로 변수들만 시장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다양해진 동인을 파악해야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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