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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무크 "나의 일상은 글쓰기 뿐…하루 최소 8시간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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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적 에세이 '기억의 먼 산' 출간 인터뷰
직접 그린 그림도 실어…어릴 때 꿈은 화가
"日 3~4시간 쓰고 다른 일하는 작가 질투"
"'노벨상=작가의 정점' 견해에 동의 못해"

튀르키예 출신의 소설가 오르한 파무크는 2006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미 세계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오른 파무크지만, 그도 부러운 동료 작가들이 있다고 했다.


"제가 질투하는 유형의 작가들이 있다. 하루에 서너 시간을 (소설을) 쓰고 나머지 시간에는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파무크 자신이 빨리 글을 쓰고 남은 시간에 책을 읽거나 친구를 만나는 그런 부류의 사람은 아니고 그렇게 될 수도 없다며 자신의 일상은 글을 쓰는 것뿐이라고 했다. 그는 "어떤 작가들은 천천히 거북이처럼 글을 쓰기도 한다"며 "하루에 8~10시간 글을 쓴다"고 했다.


글 쓰는 속도가 느린 만큼 시간은 그에게 더 소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몰스킨 공책에 글을 쓴다. 유독 몰스킨 공책을 선호하는 이유는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항상 휴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차를 타고 갈 때, 어딘가에서 식사를 할 때도 공책에 적는다. 누군가를 기다릴 때, 아내와 외출을 하려고 할 때 아내를 기다리면서도 기록을 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틈새 시간이 있다. 사람들은 나에게 어떻게 시간을 내냐고 묻는데, 이렇게 쉽게 시간을 낼 수 있다. 누구에게나 이런 틈새 시간이 있다."

파무크 "나의 일상은 글쓰기 뿐…하루 최소 8시간 써" 오르한 파묵 [사진 제공=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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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매일 몰스킨 공책에 쓴 일기를 모아 최근 자전적 에세이 '먼 산의 기억(민음사)'을 출간했다. 파무크는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먼 산의 기억'은 회고록이 아니라 일기라고 설명했다. "회고록은 많은 세월이 흐른 후 어느 시기를 요약해 쓰는 것이고, 일기는 숲이 아니라 매일 보는 나무 하나하나를 쓰는 것이다."


파무크는 어머니 덕분에 7살 때부터 꾸준히 일기를 썼다. "7살일 때 어머니로부터 일기장을 선물로 받았다. 일기장에는 자물쇠가 달려 있었다. '내가 너에게 공책을 한 권 줄테니, 이 공책에 너의 가장 비밀스럽고, 은밀하고, 가장 사적인 것을 쓰렴, 이것이 그러한 것들을 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야'라는 뜻이다. 일기는 개인적이며, 다른 사람과 내가 다르다는 것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고, 자기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다."


파무크는 예로부터 많은 유명한 사람들이 일기를 출간했고 자신 역시 그러한 흐름에 동참한 것뿐이라고 했다.


"장자크 루소는 '고백록'이라는 책을 썼다. 그건 일기가 아니고 회고록이다. 거기에 모든 것을 얼마나 솔직하게 써 놓았는지 '아, 이 사람은 정말 위대한 사람이구나'하고 감탄하게 된다. 서양 문학, 프랑스 문학의 바탕에 몽테뉴의 '수상록'과 루소의 '고백록'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도 이 전통의 일부가 되고 싶다."


책에는 글에 더해 파무크가 직접 그린 그림도 함께 실렸다. 파무크는 22살 때까지 화가를 꿈꿨다. 그는 "여전히 제 마음속에는 제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화가가 살고 있다"고 했다.


파무크는 일기를 쓸 때와 그림을 그릴 때 감정이 다르다고 했다. "일기를 쓸 때 저는 합리적인 사람이다. 의미를 생각하며 문장을 만들고, 일반화하고 흥미롭게 만들고자 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식하고 있다. 그림을 그릴 때는 정확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색깔들로 무엇인가를 표현하고자 할 뿐이다. 글을 쓸 때와 그림을 그릴 때의 나의 상태는 완전히 다르다."


파무크는 소설을 쓰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유별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는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조각도 했다. 그림과 문학의 간극이 벌어진 것은 현대의 일이다."


파무크는 튀르키예의 수도 이스탄불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소설가가 된 뒤 2005년 스위스 매체와 인터뷰 중 오스만 제국의 아르메니아인, 쿠르드족 대학살을 언급해 큰 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당시 발언으로 소송을 당하고 생명의 위협에 시달리기도 했다.


파무크는 정치적 소신과 관련해 "사람들은 내가 용감하다고 말한다. 어쩌면 약간 용감할 수도 있겠지만 과장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두려울 때가 있다. 튀르키예 대통령이 나를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해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리라는 두려움 같은 것들이다. 대통령은 많은 작가들을 감옥에 넣었는데, 아마도 노벨문학상이 나를 보호해 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작가가 정치소설을 쓸 수는 있지만 결국 작가는 정치가가 아니라고 했다. 아울러 자신이 쓴 소설 중 정치소설은 '눈' 한 권뿐이라고 덧붙였다. 파무크와의 서면 인터뷰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통과 이전에 이뤄졌고 파무크는 한국에서 국민의 75%가 대통령에게 화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한국인들이 원하는 것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파무크 "나의 일상은 글쓰기 뿐…하루 최소 8시간 써" 오르한 파묵 [사진 제공= 민음사]

파무크가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 그의 나이 54세였다. 그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수상한 셈"이라고 했다.


올해 한강도 54세에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파무크는 한강 작가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채식주의자'를 읽었고 곧 다른 한강의 작품을 읽기 위해 튀르키예어로 번역된 한강의 작품을 구입해놓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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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노벨문학상이 작가의 정점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자신은 "노벨상을 받은 후에도 간극을 두지 않고 계속 썼다"며 "T.S. 엘리엇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후 좋은 작품을 쓰지 못했다는 말을 한 것 같은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쓴 소설 중 최고의 작품 세 개로 '검은 책', '내 이름은 빨강', '내 마음의 낯섦'을 꼽았다. '검은 책'과 '내 이름은 빨강'은 각각 1990년과 1998년에 출간됐지만 '내 마음의 낯섦'은 노벨문학상 수상 후인 2014년 세상에 나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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