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후 변화, 환경 오염, 생물다양성 손실 등 삼중고를 겪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순환경제를 도입할 경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 증가해 3398억달러(약 485조3703억 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일PwC는 11일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순환경제 동향 리포트’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순환경제가 도입되면 1만5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7.2% 줄어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PwC 조사 결과, 순환경제 도입 시 가장 높은 잠재력을 가진 분야는 유지보수운영(MRO), 재활용, 건설업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광업·채석업, 석유화학·비금속 광물, 금속·장비 제조 분야는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이들 분야는 순환경제 도입으로 생산 방식이 변하면서 탄소배출량이 감소하는 환경적 이점을 얻지만, GDP 및 고용 부문에서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환경제 전환이 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국가별 경제 구조와 산업 성숙도에 따라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 대만처럼 제조업과 재활용 산업이 발달해 순환경제로 상당한 변화를 겪으며, 순환경제 도입 시 GDP의 30% 이상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순환경제의 영향이 큰 국가들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순환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방향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순환경제 전략은 국가별 특성과 상황에 맞게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산업별 적합성, 잠재적 영향,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도입 및 실행 능력을 고려한 다섯 가지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재생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 자원 소비를 줄이고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순환 공급’, 폐기물을 회수해 재사용하는 ‘자원 회수’, 지속가능한 제품 설계를 통한 ‘제품 수명 연장’, 여러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유하는 ‘공유 경제 모델’, 고객이 제품을 소유하지 않고 사용료만 지불하는 ‘제품의 서비스화’ 등이다.
보고서는 순환경제 도입 수준에 따른 활동과 목표를 단계적으로 제시했다. 초기 단계에선 규정 준수, 비용 효율성 관점에서 비즈니스 모델 분석 및 검토, 실행 가능한 전략 및 계획 수립에 집중하는 다섯 가지 접근법을 소개했다. 성숙기엔 새롭게 도입되는 규정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자사의 순환경제 모델이 시장에서 어떤 경쟁 우위를 가지는지 파악하고, 비즈니스 전략을 세울 때 순환경제 이니셔티브 포함한 새로운 가치 창출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지금 뜨는 뉴스
스티븐 강 삼일PwC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플랫폼 리더는 “순환경제 채택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순환경제 도입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정부와 기업, 사회 모든 구성원의 합의와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가와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제와 산업 구축에 집중하면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은 삼일PwC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