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5일 분석했다.
이달 3일 오후 10시30분경 윤석열 대통령은 종북 반국가세력 척결 및 헌정 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언했다. 헌법상 전시 및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시 선포되는 계엄령은 1979년 이후 45년만이다. 하지만 국회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인 190명의 찬성으로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자 이를 받아들이고, 선포 6시간 만에 계엄을 해제했다.
이 같은 후폭풍에 전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97% 하락한 2450.76포인트로 출발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투자심리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며 "다만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금융당국에서 긴급대책을 발표하면서 코스피 낙폭은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코스피가 약세 압력에 노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정치, 경제 불확실성은 중장기적으로 국가신용등급에 불리한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사태로 신용평가사의 한국 전망이 달라질 개연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한국은 무디스 기준으로 상위 세 번째인 ‘Aa2’ 등급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해당 등급에 변화가 발생한다면 한국주식을 보는 해외 투자자 시각도 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외국인의 한국 증시 회피 현상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외국인 투자자는 14주 연속 코스피를 순매도하고 있는데 규모는 대략 19조원에 달한다"며 "신용등급이 변동할 수 있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도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외국인의 한국 증시 회피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2000년 이후로 환율과 외국인 매매동향, 주가 수익률을 살펴보면 1400원 이상 국면에선 외국인 순매도와 지수 하락이 동반됐다"며 "특히 원화 약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경계감에 해외 자금은 국내 증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스피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낮아진 만큼 중장기 관점에서 저가 매수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그는 "가격 측면에서 한국 시장이 싸진 건 맞다"며 "코스피는 지난 10년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10.4배에서 등락을 반복했는데 현재 밸류에이션 배수는 8.7배로 상당히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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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치 불확실성도 존재하고 외국인 매매동향도 부정적이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저가 매수를 시도해볼 수도 있다"며 "2400선 하회한다면 점진적 매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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