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5%까지 캐나다·멕시코서 수입
일각에선 "협상 전략…실제 부과 안해"
GM 8.99%↓…유럽車 시총 14조 증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폭탄' 정책에 미국 내 신차 가격이 평균 420만원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울프 리서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울프 리서치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입하는 자동차 부품은 약 970억달러에 달하고, 완성차는 400만대 규모라며 25% 관세 부과는 파괴적일 것이라고 했다. 관세 효과로 신차 가격은 평균 3000달러(약 419만원)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각각 25%씩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콕스 오토모티브의 스테파니 발데즈 스트리티 산업 통찰력 책임자는 "올해 내내 감당 가능한 비용에 대해 얘기했다"며 "가격 인상은 이미 차량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에게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와 폭스바겐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약 40%를, 제너럴모터스(GM)는 약 30%를 수입한다. 포드는 25%가 수입이다. 특히 트럭의 경우 GM과 스텔란티스는 55%를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한다. UBS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산업에서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26%,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12%를 차지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를 통해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생산 기지 이전에는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일자리 효과는 낮다. 또 공장을 제3국으로 옮기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 관세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관세를 협상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울프 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은 "추가 관세로 인한 자동차 산업의 피해 규모를 고려할 때 대부분의 투자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러한 위협을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확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댄 레비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는 "이 발표를 2016년 같은 협상 전략으로 본다"며 이 정도 규모 관세는 가능성이 작다고 전망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에 이날 자동차 업체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뉴욕 증시에서 GM 주가는 8.99%, 스텔란티스는 5.68%, 포드는 2.63% 하락 마감했다.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주가지수 STOXX600의 자동차·부품 지수는 1.7% 하락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하루 동안 유럽 주요 자동차 업체의 시가총액이 약 100억유로(14조6433억원) 사라졌다고 추산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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