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원칙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해
한동훈, 동덕여대 시위에 처음으로 의견 밝혀
당내 압박 거센 상황서 '갈라치기'란 비판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와 관련해 "재산상의 피해 등에 대해 폭력 사태 주동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가운데 일각선 당원 게시판 논란 등으로 당내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갈라치기로 정치적 리스크를 타개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23일 한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원칙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동덕여대 학생들이 지난 11일부터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학생들의 시위에 남녀공학 전환 논의는 지난 21일 잠정중단됐다.
이번 시위에 대해 그는 "남녀공학으로 전환을 하든 안 하든,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 용납될 수는 없다"며 "학교 시설물을 파괴하고 취업박람회장 등을 난장판으로 만들어서 학교 재산상의 손해를 끼치고 타인의 소중한 기회를 박탈한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당연한 상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원들의 수업권 관점에서 강의실 봉쇄를 해제하고 수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건 다행이지만 본관 점거 등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며 "이미 벌어진 재산상의 피해 등에 대해 폭력 사태 주동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의 의견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먼저 이날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은 동덕여대 시위자에 대한 엄정 대응을 주문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정말 폭력이 문제라면 왜 학교(동덕여대) 무단 침입, 시위자들에 대한 칼부림 예고 폭력에는 입을 꼭 다무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현직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도 가족(의) 당원 게시판 등판 사태(의혹)의 쪽팔림을 모면하기 위해 여성 때리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비판했다. 국민의힘 당 내부에서도 연평도 포격 14주기,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이슈는 언급하면서 당원 게시판에 대해선 어떤 해명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동덕여대에서는 남녀공학 전환설에 반발한 학생들이 점거 농성과 시위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학교 시설이 훼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학교 측은 래커칠 등으로 인한 시설물 복구 비용이 최대 5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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