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하루 만…유럽, 우크라 지원 논의
바이든 행정부, 우크라 신속 지원 방안 추진
유럽 각국이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지 하루 만인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한 현안을 논의한다.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치를 의식하며 분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전 8조원이 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 따르면 이날 오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제5회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EPC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인 2022년 10월 범유럽 차원의 소통 및 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EU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 지도부 3인이 모두 참석한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참석한다.
EU는 회의에서 미국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청 명단에 포함돼 참석 가능성이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절박한 마음으로 유럽 이웃 국가들의 추가 지원을 호소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자금 지원이 2년 반 넘게 지속되고 있는 러·우 전쟁을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U 하반기 순회의장국인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의식한 듯 우크라이나에 대한 각종 지원에 제동을 걸겠다고 예고했다. EU가 벌써 분열 조짐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헝가리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전날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제11차 투르크국가기구(OTS) 정상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르반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회동하는 등 그와 밀월 관계를 지속해 온 인물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승인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취임 이전에 이미 확보된 60억달러(약 8조4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하겠다는 얘기다.
다만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전에 현재 확보된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예산에 따른 물자를 모두 우크라이나로 넘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포탄 등 군수물자를 확보하고 이를 우크라이나로 전달하는 데 수개월이 걸리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1월20일 취임할 경우 물자 수송 중단을 명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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