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교육 없이 투입돼 손발 안 맞는다"
파병된 북한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교전 중이던 러시아 소속 장갑차가 북한 병사를 내버려 두고 후퇴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돼 관심이 쏠린다.
지난 2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드론 카메라는 최근 러시아군 소속 BTR-82 장갑차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을 전장에 남겨두고 철수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해당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외신 등에 공유된 상태다.
이 영상은 지난달 쿠르스크 지역 칼리노프 마을 남쪽 4㎞ 거리에서 촬영됐다고 한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접경지로,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공세 이후 양측 군대의 치열한 교전이 펼쳐지고 있다.
영상을 보면, 수목 근처에 있던 장갑차 3대는 기관포 사격을 가하며 보병들을 엄호한다. 하지만 보병들은 대열을 갖추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결국 장갑차들은 보병들을 남겨둔 채 철수한다. 뒤늦게 장갑차의 후퇴를 알아차린 북한군 병사들은 장갑차를 따라 뛰기 시작한다.
전문가들은 해당 영상이 러시아군과 북한군 사이 의사소통 문제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에 파병된 북한군 대부분은 보병 출신으로, 러시아의 기계화 보병 전술에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명령 전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장갑차가 수목 지대 근처로 이동한 다음, 기관포 사격을 가하면서 탑승한 보병들에게 하차를 지시한 상황"이라며 "보병들은 장갑차에서 내렸는데 돌격은커녕 장갑차 옆에 그대로 엎어져 우왕좌왕하고 장갑차는 보병을 지켜주기는커녕 차를 돌린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아마도 장갑차를 모는 러시아군과 탑승 병력인 북한군 사이의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일어난 일로 추정한다"며 "차량이나 장갑차를 기본으로 움직이는 러시아군 교리는 북한 보병들에게 이질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국장은 "아무 교육 없이 바로 투입됐기 때문에 앞으로 대부분의 북한군은 이번 영상에서 보인 것처럼 러시아군과 손발이 안 맞아 전열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러시아가 장갑차라도 지원해주면 다행"이라고 꼬집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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