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 디지털뉴트리션 대표 인터뷰
논문, 통계 분석, 임상 등 거쳐 효과 입증
개인 맞춤형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
현대 사회에서 건강 관리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각종 영양소가 배합된 영양제를 캡슐, 정제, 음료 등의 형태로 섭취한다. 하지만 비용 부담은 물론 바쁜 시간을 쪼개 다 챙기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디지털뉴트리션은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해 다양한 사운드로 건강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으로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사용 가능한 일명 ‘디지털 영양제’를 만든다.
김나영 디지털뉴트리션 대표는 29일 “가장 간편한 방법으로 사운드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음악을 들으면서 건강을 관리받는 것이 일상의 일부가 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창업의 꿈을 안고 다양한 시장의 흐름을 분석하던 중 ‘청각적 자극’의 여러 가지 효과에 주목하게 됐다. 김 대표는 “어느 날 너무 잠이 오지 않아 유튜브에 있는 새 소리, 빗소리를 틀었는데 정말 잠에 빠졌고, 이후로 잠이 오지 않는 날이면 비슷한 사운드를 찾게 됐다”며 “이왕이면 일상에서 누구에게나 효과 있는 소리를 만들어 보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연구자료를 살피던 김 대표는 청각을 자극하는 것이 시각에 비해 더 정신 건강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투자법인 ‘아셉틱’을 찾아가 사업을 설명했고, 설득력을 인정받아 손을 잡게 됐다.
디지털뉴트리션이 개발한 사운드필은 스트레스 완화, 집중력 향상, 식욕 억제, 수면 유도 등 네 가지가 핵심이다. 우선 신경과학, 심리학, 음향학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소리가 스트레스, 집중력, 수면, 기분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김 대표는 “예를 들면 스트레스 완화에 가장 효과적이고 최적화된 사운드를 이루는 주파수, 분당 비트(BPM), 멜로디 파장 등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어떤 범위 내로 제작해야 가장 효과가 좋은지 연구해 임상을 마친 논문을 취합한 뒤 통계 분석을 돌려 최적의 범위를 산출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사운드 엔지니어가 1초까지 설계해 연구원과 사운드를 제작하면 임상시험을 거쳐 기능별 효과를 입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운드필에 들어간 네 가지 카테고리를 완료하는 데 약 2년이 걸렸다.
김 대표는 사운드필이 특히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진료과목별 1000명의 전문의들과 디지털 영양제의 임상적 효과를 평가하고 있다”며 “사용자의 건강 특성에 더욱 맞춤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인공지능(AI)·데이터 분석 전문가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임상시험의 설계 및 계획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승인받고 수행된다. 지난 8월에는 실시간 뇌파 측정을 통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김 대표는 “일반적 영양제는 몸 상태를 제대로 모른 채 섭취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만 디지털 영양제는 감각을 자극해 건강 향상을 유도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제작된 사운드는 스마트폰에 다운받아 일상 속에서 경험할 수 있다. 일부 병원에는 통증 완화, 심박수 조절을 위한 사운드와 시술실 배경음악 등을 공급했다. 또한 보험사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기능별 사운드를 제공하고, 렌털 안마의자에 사운드를 탑재해 고객이 휴식을 취하면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고객 영역도 넓히고 있다.
장기적 목표는 사운드필의 경험을 개인 맞춤형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우리 임상 근거로는 특정 헤르츠, BPM, 멜로디에서 가장 효과적이었지만 특정인에게는 이 범위를 살짝 변형해 제공했더니 더 효과적이었거나 효과가 떨어졌다는 것을 고도화해서 AI가 학습하면 점점 본인에게 맞춰질 수 있다”며 “전 세계의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사운드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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