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터 파운더서 대장균 검출
10개주서 50명 발생 보고…1명 사망 10명 입원
얇게 썬 양파서 대장균 검출 추정
공급중단에 회수 소동…타 메뉴는 정상판매
미국 맥도널드 햄버거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미 전역이 시끄럽다. 당장 노인 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지역만 10개 주가 넘고 50여건이 보고된 상황이지만 피해 확산이 우려된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 맥도널드 등에 따르면 이번 식중독 사고는 쿼터 파운더에 들어간 얇게 썬 양파가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쿼터 파운더는 70년 가까운 맥도널드의 대표적인 메뉴 중 하나다. 4분의1(쿼터)파운드(약 113g)짜리 패티를 써 붙여진 이름이다. 치즈나 베이컨이 들어가면 쿼터 파운더 위드(with) 치즈, 베이컨 등으로 불리고 패티가 추가로 들어가면 더블 쿼터 파운더로 불린다. 토마토가 들어가면 디럭스가 붙는다.
쿼터 파운더 치즈버거는 520㎉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패티를 구운 다음, 얇게 썬 양파, 시큼한 피클, 참깨 빵에 녹은 아메리칸 치즈 두 조각을 얹는다. 인공 향료, 방부제 또는 인공적인 출처에서 나온 추가 색소는 넣지 않는다고 맥도널드는 밝혔다. 피클에는 인공 방부제가 들어 있어 원하지 않으면 빼면 된다. 대장균이 검출된 것은 얇게 썬 양파다. 맥도날드는 이날 북미 최고공급망책임자(CSCO) 명의의 메시지에서 "대장균 검출은 쿼터 파운더에 사용된 얇게 썬 양파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양파는 한 업체에서 공급하고 세 곳의 유통센터를 통해 각 매장에 공급된다. 맥도널드는 모든 매장에서 해당 공급업체와 해당 양파제품의 공급과 유통을 전면 중단시켰다.
예방차원에서 콜로라도, 캔자스, 유타, 와이오밍 및 아이다호, 아이오와, 미주리, 몬태나, 네브래스카, 네바다, 뉴멕시코, 오클라호마의 일부 지역 등에서 쿼터 파운더 판매를 일시 중단하고 각 센터, 매장 등에서 보관 중인 재료도 모두 회수하기로 했다. 맥도널드는 향후 수주 안에 쿼터 파운더를 다시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다른 메뉴 품목, 특히 치즈버거, 햄버거, 빅맥, 맥더블, 더블 치즈버거를 포함한 제품은 판매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번 대장균 감염은 오리건, 몬태나, 와이오밍, 유타, 콜로라도, 네브래스카, 캔자스, 아이오와, 미주리, 위스콘신 등 10개 주에서 49건이 보고됐다. 콜로라도가 26건으로 가장 많고, 네브래스카가 9건으로 뒤를 이었다. 신원이 확인된 28명 중 10명이 입원했고, 1명이 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인 용혈성 요독 증후군을 앓았다. 콜로라도에서는 노인 1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검출된 ‘O157:H7’는 변종 대장균으로 1993년 잭 인 더 박스 레스토랑에서 덜 익힌 햄버거를 먹고 어린이 4명이 사망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이 균은 미국에서 매년 약 7만4000건의 감염을 유발해 2000건 이상의 입원과 61건의 사망을 초래했다. 감염은 특히 5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위험하며 급성 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CDC는 피해자 모두가 증상 발현 전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었으며 특히 쿼터 파운더 햄버거를 먹었다고 진술한 피해자가 다수였다고 말했다. CDC의 발표 이후 22일 장외 거래에서 맥도널드 주가는 9% 하락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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