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3년 기업경영분석
돈벌어 이자도 못갚는 이자보상비율 갈수록 악화
우리 기업 10곳 중 4곳은 연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다 갚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작년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93만559곳 중에서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42.3%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고였던 2022년(42.3%)과 같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100%에 미달하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융조차 감당할 수 없는 처지라는 이야기다.
우리 기업들의 100% 미만 이자보상비율 비중은 2017년 32.3%에서 2019년 36.6%, 2021년 40.5% 등 매년 올라가는 추세다. 반면 이자보상비율이 500% 이상인 우량 기업은 2017년 43.4%에서 작년 30.5%로 크게 감소했다. 이자보상비율 전체 평균도 2022년 348.6%에서 작년 191.1%로 급감했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도 모두 나빠졌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증가율은 2022년 15.1%에서 작년 -1.5%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이 14.6%에서 -2.3%로 급감했는데 전자·영상·통신장비, 코크스·석유정제 등을 중심으로 상황이 나빠졌다. 비제조업도 도소매업과 운수창고업을 중심으로 15.4%에서 -0.9%로 하락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15.5%에서 -4.3%로, 중소기업은 14.4%에서 2.8%로 떨어졌다. 총자산증가율도 9.7%에서 6.3%로 하락했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4.5%→3.5%)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4.6%→3.8%)도 둔화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와 석유정제, 화학물질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업황이 나빠진 영향을 받았다.
강영관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작년 반도체와 석유장비, 화학 등 주요업종에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안좋은 수치가 나왔다"며 "특히 반도체 기업들의 적자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 팀장은 "올해는 실적이 개선되면서 작년보다 경영수치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정성 측면에서 보면 부채비율(122.3%→120.8%)은 개선됐고, 차입금의존도(31.3%→31.4%)는 소폭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77.0%→75.9%)과 비제조업(164.0%→163.2%)의 부채비율이 하락했고, 차입금의존도(22.1% → 22.5%, 36.9%→ 37.0%)는 올랐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부채비율(101.2% →101.0%)은 하락하고 차입금의존도(25.0%→25.5%)는 상승했다. 중소기업은 부채비율(171.3%→166.9%)과 차입금의존도(42.1%→41.7%) 모두 하락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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