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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산책]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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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스토리지, ‘미카 로텐버그’ 개인전
유머로 풀어낸 경제 세계화 이면의 풍경
내년 3월 2일까지…이태원 현대카드 스토리지

반짝이는 화환, 화려하게 장식된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화려한 풍선으로 가득 찬 초현실적 공간이 관객을 맞는다. 미카 로텐버그의 영상 ‘Cosmic Generator’(2017)는 유년 시절 즐겨 읽던 책 ‘모험, 나의 선택(Choose Your Own Adventure)’처럼, 작가의 선택에 따른 기발한 공간과 모호한 논리를 통해 문화의 혼성성을 유쾌하게 구현해낸다.

[갤러리 산책]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상상력' 미카 로텐버그의 영상 작품 ‘노 노즈 노우즈(NoNoseKnows)’(2015년)의 한 장면. [사진제공 =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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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독특한 상상력을 통해 넘나드는 작가 미카 로텐버그의 국내 첫 개인전 '노노즈노즈'(NoNoseKnows)가 23일부터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개최된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는 아르헨티나계 이스라엘인 작가로 현실 속 글로벌 정체성의 혼합을 확장하는 다양한 작업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는 그가 대학원생 시절 제작한 초기작 ‘메리의 체리’(2004)부터 20여년간 작업한 영상, 설치, 조각 등 15점의 작품을 공개한다.


전시는 크게 두 공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인간의 신체를 통해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회의 부조리를 담아낸 키네틱 조각과 설치 작업을 감상할 수 있다. 긴 손톱이 벽면에 돌출된 상태로 의미 없이 회전하는 ‘Finger’(2019)와 함께 ‘Sneeze’(2012)에서는 재채기라는 행위가 노동의 과정이 되는 기이한 형상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갤러리 산책]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상상력' 미카 로텐버그, ' Cosmic Generator '(비디오 스틸), 2017

거대한 신체를 가진 한 여성이 좁은 공간에서 자전거 페달을 쉴 새 없이 굴리는 사이, 작은 구멍으로 서로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무언가를 주고받으며 붉은 손톱으로 마라스키노 체리를 생산하는 과정을 우스꽝스럽게 그려낸 ‘메리의 체리’는 노동의 과정을 비롯해 여성 신체의 대상화, 노동하는 몸 자체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전시 제목과 동명의 작품인 '노노즈노즈'(2015)는 201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출품작으로 담수 진주를 품고, 추출하고, 분류하는 중국 저장성의 한 공장과 미국 뉴욕의 근로자 버니 글래머존을 교차 편집으로 병치한다. 책상 아래, 바구니에는 직원의 발이 놓여있고, 터널 숏을 통해 마치 포털처럼 시공을 뛰어넘어 중국 공장을 비추는 화면은 이내 창문 없는 공간에서 진주를 분류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위에서 내려다본다. 이처럼 작가는 지리적 관계성만으로 노동자의 수직적이고도 계층적 관계를 화면에 암시한다.

[갤러리 산책]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상상력' Mika Rottenberg, Cosmic Generator (비디오 스틸), 2017

신체와 유머는 세계화된 노동과 문화의 추상화에 주목하는 로텐버그의 작품에 특이성과 촉각성을 부여한다. '노노즈노즈'에선 버니 글래머존이 재채기를 할 때마다 코가 피노키오처럼 부풀어 오르고, ‘스파게티 블록체인’(2019)에서는 과도하게 가공된, 볼로냐 소시지처럼 질퍽거리고 부자연스럽게 변색된 젤라틴 롤이 썰리는 순간 녹아내린다.


전시공간 입구에는 플라스틱 바구니에 진주가 놓여있다. 영상 속 과정을 거쳐 이곳에 왔을 진주를 보며 상품의 제조, 생산, 유통 경로 속 여러 국가를 오가는 자원의 여정과 그 이면의 자본주의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갤러리 산책]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상상력' 키네틱 조각 '손가락'(Finger)과 '입술(Study #3)' 전시모습 [사진제공 = 현대카드]

작가는 전시를 앞두고 진행된 간담회에서 "시간상 상당히 떨어져 있음에도, 모두 연결고리가 있다"며 "생산과 노동, 그리고 무엇이 인공이고 자연인가 등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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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유머는 작가로서 세상에 대응하는 내 나음의 방식”이라 말한 뒤, “세상에 대해 비평할 수 있지만, 너무 진지하게 힘을 줘서 명령하듯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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