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투자사 자산규모 커지고 수익성도 양호
키움·우리 추가 시장 진입…5개사 활동
당국의 은행 건전성 관리 압력 ↑…부실 부동산 PF 추가 유입 가능성↑
은행권 연체율 올해 말까지 지속 상승 전망
금융당국의 금융권의 건전성 관리 압력과 부동산금융 부실채권 유입 등이 지속되면서 부실채권(NPL) 시장의 성장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있으며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브리지론 등이 시장에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1일 나이스신용평가는 'NPL 투자사 불황 속의 호황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은행업권 건전성 관리 압력, 사업성 미흡한 부동산 PF 추가 유입, 은행권 연체율 상승 등으로 NPL 시장의 규모가 2025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NPL 시장은 지난해부터 경기둔화의 영향 등으로 은행권 NPL 매각이 늘면서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정부의 금융지원정책이 잇따르면서 부실채권 인식이 이연됐으나 2023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은행권 NPL 매각 물량이 확대됐다.
이에 NPL 투자사의 자산 규모는 커지고 있고 수익성도 양호한 수준을 기록 중이다. 2020년 이후 키움에프앤아이, 우리금융에프앤아이가 추가로 시장이 진입하면서 기존 연합자산관리, 대신에프앤아이, 하나에프앤아이와 함께 5개 사가 시장의 주요 사업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사업자는 2023년과 2024년 상반기에 총자산순이익률(ROA)이 전반적으로 1.0%를 웃돌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우선 내년까지 NPL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배경으로 지속되고 있는 은행권 건전성 관리 압력에 주목했다. 최근 국내은행은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과 부실채권 상·매각 등으로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매각을 통해 정리 규모를 늘려왔지만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부실채권 잔액이 증가하며 지속적인 자산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제기됐다. 부실채권 잔액은 지난해 말 12조5000억원이었으나 올해 6월 말 14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이은미 금융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현재 금리 수준에서 취약 차주의 여신 부실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당분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금융 부실채권 추가 유입 가능성도 NPL 시장 성장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했다. 금융권의 부동산금융 잔액은 지난해 3월 말 131조6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32조1000억원으로 유의미한 감축이 없었다. 연체율 역시 올해 6월 말 기준 3.56%(본 PF 2.50%, 브리지론 11.08%)로, 지난해 3월 말 2.01%(본 PF 0.67%, 브리지론 11.33%) 대비 상승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을 올해 상반기에 구체화하고 사업성 평가를 통해 경·공매 대상 PF를 선별했다"면서 "신디케이트론을 동원해 정상화 과정에 참여하는 전업 NPL 투자사 등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권의 연체율도 올해 말까지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여신 비중이 높은 한국 금융시장의 특성으로 추세적인 금리 인하와 경기회복 이전에는 당분간 연체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미국이 정책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커지고 있으나 한국은 인하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돼도 한국은 미국보다 인하 횟수도 적도 인하 폭도 낮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은행 연체율은 올해 말까지 상승추세가 이어지고 부실채권 정리의 후행적 특성을 고려해 NPL 시장의 성장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반적으로 경기가 불황인 상황이나 시장 내 NPL 물량 급증에 힘입어 NPL 투자사의 중단기 사업 전망은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불황 국면에서 NPL 매각 규모가 크게 확대돼 NPL 투자사의 사업기반 확대와 수익성 제고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부동산경기가 호황 국면으로 전환될 때 기존 투자자산의 회수가 촉진되며 이익 실현을 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다만 시장 참여자가 5개 사로 증가한 만큼 장기적으로는 경기가 회복되며 NPL 시장 규모가 다시 축소되면 경쟁 강도가 이전 대비 심화하며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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