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을 줄 알고"…마포대교 투신시도자 가방 훔친 절도범 덜미

용감한 시민 도움으로 검거

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을 시도하려는 시민의 가방을 훔쳐 달아나던 절도범의 검거에 도움을 준 용감한 시민의 사연이 알려졌다.

이미지 출처=서울경찰 유튜브

지난달 30일 서울경찰 유튜브 채널에 '마포대교서 가방 훔쳐 도망가는 절도범 검거'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달 18일 밤 서울 영등포구 마포대교 난간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당시 경찰은 대교 난간에 걸터앉은 사람이 있다는 관제센터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투신 시도자를 구하기 위해 마포대교를 향하던 경찰에게 투신 시도자의 가방을 주워 달아가는 남성이 포착됐다.

투신을 시도한 시민은 수난구조대에 의해 안전하게 구조됐고, 가방 절도범이 도주 중이라는 무전을 확인한 경찰은 신속히 순찰차 방향을 틀어 절도범을 쫓기 시작했다. 당시 자전거를 타고 있던 절도범은 경찰의 정차 요구도 무시한 채 경찰의 추격을 피해 필사적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순찰차 2대와 도보, 심지어 따릉이 자전거까지 동원했지만, 절도범은 좁은 틈새로 도주하며 경찰을 따돌렸다. 그때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시민 이모 씨가 등장, 절도범 검거에 큰 도움을 줬다. 절도범은 좁은 골목길에서 순찰차와 이모씨에게 앞뒤가 가로막히고 나서야 멈춰 섰다.

이씨는 영상에서 "급박한 상황으로 보였다. 순찰차 두 대가 자전거 한 대를 쫓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며 "자전거가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 버리면 (경찰이) 쫓기 어려울 거란 판단이 들었다. 일단 경찰이 쫓는 사람이라면 범죄 혐의점이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같이 나서게 됐다"며 검거를 도운 이유를 설명했다.

절도범은 40대 남성으로, 투신 시도자가 한강 다리 난간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다리 위에 놓인 가방을 들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가방에 돈이 들어있는 줄 알고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10일 후 마포경찰서는 범인 검거를 이씨에게 표창장 수여와 함께 보상금을 지급했다. 이씨는 "직무에 열성적이신 경관님들을 보니 내가 혹은 내 가족이, 선량한 의식을 가진 일반 시민들이 두 다리 뻗고 편하게 잘 수 있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경관님들을 도와 치안 유지에 작은 보탬이 됐다는 것에 굉장히 자긍심을 느낀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