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단 인기로 포커(카드)시장 활기
건전 놀이로 인식, 젊은층까지 확산
마작은 현대화 물결…'무인 마작방' 생겨
중국의 전통게임 시장이 '마작'에서 '관단'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관단은 최근 중국에서 유행 중인 카드게임으로 중국 당국의 적극적인 전파 속에 관가와 금융가를 중심으로 사교활동을 위한 건전한 게임으로 인식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낡고 음성적인 이미지로 인해 젊은층들로부터 인기를 잃었던 마작에는 현대화 바람이 불고 있다. 24시간 무인 마작방 등 젊은층들을 겨냥한 새로운 점포들이 생겨나면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분위기다.
마작 대신 새로운 놀이로 떠오른 관단…中 당국도 권장
"이제 12살인 우리 아들은 관단을 하지 않으면 밥을 안 먹는다. 밥을 먹은 뒤에도 관단을 하지 않으면 밥을 헛먹었다고 한다."
작년 중국 국가체육총국은 '관단 대회 규칙' 관련 문서를 발표하며 관단의 경쟁 규칙에 대한 자세한 지침을 제공했다. 올해 1월 중국 상하이에는 '관단 스포츠협회'가 설립됐다. 중국 대표 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에서도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관단을 할 수 있게 준비했다. 이제까지는 마작, 주사위 놀이 등이 주를 이뤘지만, 관단의 인기에 준비한 것이다.
인기가 뜨거워지며 관단은 비즈니스 및 정치계의 새로운 사교 수단으로 급부상했다. 중국 내 외국 기업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관료들과 만나 비즈니스를 하려면 관단부터 배우라는 말까지 나왔다. 국가사회단체 신용정보공개플랫폼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국에 170개 관단 동호회가 있다. 그중 46개는 설립된 지 1년 이내에 설립됐다. 회원 수가 1억4000만 명이나 된다는 말도 나온다.
관단은 4명이 2명씩 팀을 이뤄 하는 카드 게임이다. 관단 인기에 따라 포커(카드) 매출액도 상승세다. 중국 매체 환구망에 따르면 50년 가까이 포커 산업망을 이룬 중국 진화시에서 작년 판매하고 생산한 포커는 26억개 이상이다. 총 생산액은 28억위안(약 5278억 2800만원)을 초과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인터넷, 모바일 게임 등의 성장으로 포커 게임은 침체기였지만, 관단의 인기로 산업의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광명망은 관단의 인기에 대해 "관단을 즐기면 기억력, 판단력, 분석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라며 "이는 사업을 운영하고 금융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자질"이라고 짚었다. 배우기 쉬울 뿐 아니라, 게임에 함께 할 때 협동심이 발휘돼 비즈니스 협상 등에도 탁월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관단은 '지적 스포츠'라고 불린다는 설명이다.
더러운 공간 탈피, 깨끗한 24시간 무인 마작방으로 탈바꿈
관단 인기 속에 젊은층들의 이탈이 커지던 마작도 점포들이 현대화에 나서면서 청년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중화망에 따르면 최근 셀프 영화관, 당구장 등 혼자 즐기는 문화생활이 다양해지면서 24시간 무인 마작방도 생겼다. 중화망은 이곳이 지저분한 이미지의 전통 마작방이 아니라 현대적이고 깨끗한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중화망은 "요즘 중국 청년들은 마작을 도박이나 명절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24시간 셀프로 마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마작은 중국인들에게 술 문화, 차 문화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단순한 게임을 넘어 민족 문화로 여겼지만, 음성적인 도박이란 인식이 커지며 젊은층들이 그동안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점포들이 발빠르게 변화하고 인터넷게임, 모바일 게임에서도 마작 관련 콘텐츠들이 늘어나면서 인식이 새로워지고 있다.
올해 1월 중국 전자 상거래 회사 JD.com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마작패 판매량이 작년과 대비해 3배 증가했다. 마작 기계 판매량은 7배 이상 증가했다. 그중 19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 마작패와 마작 기계의 53% 이상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마작 관련 의류 상품 판매과 인테리어 소품도 각각 130%, 5배로 늘었다.
특히 온라인 마작 게임인 '작혼' 등이 인기를 끌면서 마작의 매력이 전파됐다는 의견도 적잖다. 마작을 주제로 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사키'의 인기 등도 중국 현지에서 젊은층들에게 마작을 어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국청년들이 마작 시장으로 돌아오는 이유로 경기침체를 들기도 한다. 소비 지출 둔화로 쇼핑, 외식 등을 즐기는 대신 큰 비용이 들지 않고 한정된 공간에 모여서 할 수 있는 마작을 둔다는 것. 방탈출 게임, 노래방, 포커 게임 등 다양한 오락 문화를 즐긴 청년들이 결국 마작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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