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질감, 맛 구별하는 워터 소믈리에
다 똑같은 물 아냐…수원 따라 제각각
와인, 위스키, 막걸리, 사케 등 깊은 역사를 가진 주류는 맛과 향을 감별하는 '소믈리에'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물에도 감별사가 있다면 어떨까. 사실 우리가 마시는 물도 수원(水原)에 따라 다양한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세한 맛의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워터 소믈리에는 이런 물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다 똑같은 물 아냐…녹아든 무기질 따라 맛과 질감 있다
사실 워터 소믈리에는 국내외에서 여전히 생소한 직업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국 물 산업 업계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우 수년 전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에서 유명 워터 소믈리에의 삶을 다룬 영상물을 제작하면서 차츰 인지도를 얻고 있는 실정이다.
워터 소믈리에업계는 최근 들어 점차 성장에 탄력이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전 세계에는 약 100여개의 물 관련 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워터 소믈리에로 알려진 마틴 리세는 물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음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물은 단순히 식수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농사를 짓거나 요리를 할 때 우리는 물을 사용하며, 당연히 물의 성질은 곡식·음식의 최종 결과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물'은 하나의 단일한 액체로 생각하기 쉽지만, 내부에 녹아든 무기질 종류와 구성에 따라 그 맛과 질감, 향 등이 미세하게 변한다.
워터 소믈리에는 이런 물의 성질을 오감으로 파악하고 구별할 수 있으며, 요식업계나 농축산계, 혹은 단순히 더 좋은 물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물을 권한다.
프리미엄 생수 시장 커지며 워터 소믈리에도 활약
워터 소믈리에는 '고급 생수 산업'의 성장 덕분에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됐다고 한다. 환경 오염으로 인해 갈수록 깨끗한 수원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고급 생수 브랜드의 몸값은 치솟고 있다. 글로벌 생수 시장은 지난해 3244억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오는 2029년에는 4199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프리미엄 고급 생수는 지하에서 끌어올린 암반수, 혹은 빙하수 등이 주를 이룬다. 당연히 수원지의 위치나 기후 등에 따라 물맛도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 워터소믈리에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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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워터 소믈리에 일자리는 약진하고 있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등 민간 기관이 워터소믈리에를 도입하고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정수기·생수 기업들이 이들을 고용해 물맛 증진에 힘쓰고 있다. 일례로 국내 최대 정수기 업체 중 하나인 코웨이는 37명의 워터 소믈리에로 구성된 일명 '물맛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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