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벌려다 철창행…보이스피싱 인출책 된 20대 징역형

사기미수방조 혐의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 저질러

20만원을 벌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계좌번호를 제공한 2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김보라 판사는 사기미수방조 혐의로 기소된 A씨(23)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인터넷을 통해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찾다가 '계좌로 들어오는 돈을 출금해서 가져다주면 일당 20만원을 주겠다'는 고용주 B씨의 제안에 솔깃해 자신 명의의 은행 계좌번호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계좌번호를 양수한 B씨는 대출 광고글을 보고 연락한 피해자에게 1450만원을 송금받았으나, 피해자의 신고로 계좌가 지급정지돼 인출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계좌에 입금된 돈을 출금해서 전달해주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일을 하는 것임에도 그 대가로 20만원이라는 고액을 지급받기로 한 것은 충분히 불법적인 금원 수수와 관련성이 있다고 의심할만한 사정으로 보인다"며 "정상적인 아르바이트가 아니고 보이스피싱 등 불법적인 업무와 연관성이 있다고 의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묵인하거나 외면한 채 사기미수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보이스피싱 범죄는 죄책이 무겁고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심각하므로, 조직 구조의 하부에 위치한 자에 대해서도 처벌 필요성이 있다"며 "피고인에게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고 성 매수 등 죄로 선고받은 형의 집행유예 기간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으므로 그 죄질이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