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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중소 플랫폼 규제 사각지대…그때 그 온플법 통과됐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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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 사업자 대상 갑질 규율
중소형 플랫폼 규제 사각지대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 때 제정안을 마련했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과 같은 규제 방안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각종 플랫폼이 입점 업자를 통해 다양한 상품 판매를 중개하는 질서가 일상화했지만, 이들의 거래 질서를 규율할 수 있는 제재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윤석열 정부는 플랫폼과 거래하는 입점 업체를 보호하는 방안을 ‘자율 규제’에 맡기는 정책 기조를 유지해왔다.

[Why&Next]중소 플랫폼 규제 사각지대…그때 그 온플법 통과됐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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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7일 티메프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정책 초점은 ‘정산’에 맞혀졌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정산 기한을 단축하고 판매대금을 은행 등 신뢰성 있는 기관에 맡기는 방안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규모유통업법과 전자금융거래법을 손보기로 했다.


다만 근본적인 사태 재발을 막으려면 플랫폼 기업과 입점 사업자 간 거래 관계를 규정하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크고 작은 플랫폼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다양한 거래를 중개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거래 관계자인 입점 사업자에게 전가되는 정산 지연 문제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 등을 아우르지 못하고 있어서다. 전자상거래법과 대규모유통업법을 개정해 금융업이 본질이 아닌 이커머스 기업들이 입점업체의 자금을 함부로 유용하는 행위는 방지할 수 있겠지만, 나머지 플랫폼의 갑질 문제는 여전히 규제하기 어렵다.


정부의 자율규제안은 온전히 작동하지 않는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지난 4월 플랫폼 기업들과 자율규제 방안을 점검했지만, 오히려 배달의민족은 수수료를 크게 올렸다. 배민은 포장 주문 서비스 중개 수수료 무료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렸고, 신규 입점 소상공인에게는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지난달 초에는 ‘배민1플러스’ 중개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3%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40%대의 높은 인상률이다.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Why&Next]중소 플랫폼 규제 사각지대…그때 그 온플법 통과됐다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중소형 플랫폼 '자율규제'에 맡겼지만...'수수료' 40% 인상 못막았다

과거 공정위가 제정안을 마련했던 온플법의 재추진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당시 21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온플법에는 플랫폼의 입점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각종 갑질을 규율하기 위한 방안이 담겼었다. 갑질은 거래상으로 우월적 지위를 가진 ‘갑’이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을’에게 비용이나 리스크를 전담시키는 행위를 포괄한다. 자신의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자사 플랫폼에서만 최저가로 상품을 판매하도록 하거나,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고 지불한 대금의 정산을 장기간 지연시키는 행위 등을 모두 포함한다. 최혜 대우 요구(플랫폼 기업이 입점 사업자에게 서비스나 상품의 가격, 거래조건 등을 다른 판매 채널보다 더 유리하게 설정하도록 요구하는 것), 끼워팔기(플랫폼이 입점 사업자에게 다른 서비스를 함께 거래하도록 강제하는 행위) 등도 여기에 해당한다.


문제는 현행법만으로는 플랫폼의 갑질을 규제하는 것이 까다롭다는 데 있다. 특히 빅테크 기업이 아닌 중소형 플랫폼 기업들의 경우 규제가 쉽지 않다. 이들은 사업 형태나 매출액과 같은 기준이 충족되지 않아 대규모유통업법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체로 공정거래법을 적용해왔다. 이를 위해선 먼저 해당 중소형 플랫폼 기업들이 입점 사업자들에 비해 거래상 지위, 즉 갑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플랫폼 경제의 특수성상 이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걸린다.


거래상 지위를 입증하려면 입점 사업자가 오랜 기간(계속성) 오직 해당 플랫폼과만 거래(전속성)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 그러나 플랫폼 경제에서는 플랫폼 기업의 전속성, 계속성 입증이 까다롭다. 플랫폼 경제에서는 ‘멀티호밍’이 일상화된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멀티호밍은 이용자가 복수의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면서 거래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입점 사업자들은 쿠팡이나 티메프뿐 아니라 네이버, 11번가 등 다양한 오픈마켓들을 이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만큼 규제의 대상으로 선정하기에도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Why&Next]중소 플랫폼 규제 사각지대…그때 그 온플법 통과됐다면
플랫폼 기업 갑질 특화 '온플법' 재조명

이 때문에 공정거래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플랫폼 기업에 대해서도 이 같은 불공정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특화된 별도 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추진됐던 법이 조성욱 전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추진했던 온플법이다. 이 법안에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가 자신의 거래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행위 유형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거래상 우월적인 지위를 판단하는 기준은 고시에서 정한다는 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당시 공정위는 기존에 갑질을 판단하던 전속성과 계속성 요건은 ‘보조 요건’ 정도로 완화하는 방향을 검토했다. 이 대신 플랫폼과 이용사업자와 거래로 인한 데이터 보유 규모와 거래 빈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거래상 지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새로운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플랫폼 기업의 갑질 제재를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취지였다. 플랫폼 업체의 입점 사업자에 대한 갑질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내용도 담겨 있었다. 대금 지급을 늦추는 등 경제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명시해 이를 어길 경우엔 공정위가 즉시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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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현재 공정위가 추진하는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플랫폼법)은 극소수의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법안이다. 지배적 독과점 플랫폼 기업(빅테크)의 독과점 남용행위(자신들의 압도적인 경쟁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경쟁사업자의 시장 퇴출을 목표로 하는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추진해온 법안이어서 티메프 같은 중소형 플랫폼 기업의 갑질을 막기는 어렵다. 규제 대상을 극소수 빅테크 기업 일부를 사전에 정하고 자기사업우대 등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이지만, 이조차 관련 업계 등의 강력한 반대로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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