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채현 볼더링 13위…주종목 리드서 역전 가능
우상혁 개인 최고기록 2m36…올해는 2m33
클라이밍 서채현(서울시청)과 육상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용인시청)이 3년 전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도약한다.
서채현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르 부르제 클라이밍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 여자 준결승에 출전했다.
콤바인 경기는 각각 100점이 걸린 볼더링과 리드 경기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서채현은 볼더링에서 44.2점을 얻어 출전 선수 스무 명 가운데 13위를 했다. 리드 경기에서 선전해 8위권에 진입해야 오는 10일 열리는 결승에서 메달을 다툴 수 있다.
결승에 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8일 열리는 리드가 서채현의 주 종목이기 때문이다. 그는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SFC)가 집계하는 여자 리드 세계랭킹에서 3위를 달린다. 반면 볼더링의 세계랭킹은 17위에 그친다.
서채현은 열일곱 살 때 출전한 2020년 도쿄 대회 리드 종목에서도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다.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볼더링과 리드에 스피드 경기까지 세 종목 경기 결과를 합산해 순위를 가렸다.
당시 서채현은 여덟 명이 겨룬 결선에서 스피드 8위, 콤바인 7위에 그쳤다. 그는 마지막으로 열린 리드에서 1위를 노렸다. 독특한 순위 집계 방식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으면 동메달을 딸 수 있었다.
리드는 15m 높이의 암벽에 설치된 인공 구조물(돌출부ㆍ홀드)을 잡고 6분 이내에 가장 높이 오르는 종목이다. 홀드 개수는 모두 마흔 개다. 2020년 도쿄 대회 결선에 오른 선수 여덟 명 가운데 이를 모두 터치한 건 서채현이 유일했다.
결선에서 리드 1위를 기록한 슬로베니아의 얀야 가른브렛은 홀드 서른일곱 개를 터치했다. 서채현은 서른여덟 개를 터치하면 동메달을 딸 수 있었지만 세 개 부족한 서른다섯 개를 기록해 메달과 멀어졌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리드에서 기량을 발휘해 메달을 노릴 계획이다. 3년 전과 달리 스피드가 별도 종목으로 분리되면서 리드와 볼더링만으로 콤바인 경기의 승부를 가린다는 점은 서채현에게 분명 유리하다.
서채현은 볼더링 경기 뒤 인터뷰에서 "리드에서 뒤집어서 충분히 (결선에)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서채현은 볼더링 경기 결과에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볼더링은 4.5m 높이의 암벽에 퍼즐처럼 까다롭게 맞춰진 홀드를 터치하면서 최종 목표인 톱 홀드를 양손으로 터치해야 하는 경기다. 각 25점이 배정된 네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톱 홀드를 터치해 '완등'하면 25점을 받는다. 하이 존(10점)과 로우 존(5점) 등 어디까지 도달하느냐에 따라 점수가 차등으로 부여된다.
서채현은 "도쿄 때보다 근력이 많이 향상했다. 그때는 볼더링에서 완등하는 모습을 못 보여드렸는데, 이번에는 완등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과제에 성공해 24.8점을 얻었다.
서채현은 한국시간으로 8일 오후 5시에 콤바인 준결승 리드 경기를 한다. 8위 안에 이름을 올리면 10일 열리는 결승에 진출한다.
우상혁은 한국시간으로 7일 오후 5시 5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리는 대회 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다. 결선에 진출하려면 12위권에 진입해야 한다.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선 2m26에 그쳐 결선 진출이 불발됐다. 2020년 도쿄 대회에선 2m35를 넘어 트랙과 필드 종목을 통틀어 역대 한국 육상 올림픽 최고 성적인 4위를 기록했다.
우상혁은 그 뒤 세계적인 점퍼로 발돋움했다.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대회에서 2m34를 돌파해 우승했고, 실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m35를 넘어 2위에 올랐다. 지난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선 2m35로 정상에 올랐다.
개인 최고 기록은 2m36이다. 올해는 2m33을 넘었다. 우상혁은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3주간 대한체육회가 파리 인근에 마련한 사전 캠프에서 훈련했다. 지난 4일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했다.
메달을 놓고 경쟁할 후보로는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 해미시 커(뉴질랜드), 저번 해리슨·셸비 매큐언(이상 미국),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등이 꼽힌다. 2020 도쿄 대회에선 탬베리와 바르심이 나란히 2m37을 넘어 공동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우상혁보다 높은 기록을 작성한 선수는 탬베리(2m37)와 커(2m36), 해리슨(2m34) 세 명이다. 매큐언은 우상혁과 같은 2m33을 넘었다. 현역 최고 점퍼인 바르심은 2m31로 숨을 골랐다.
또 다른 육상팀 일원인 남자 세단뛰기 김장우(국군체육부대)는 한국시간으로 8일 오전 2시 15분에 예선에 참가한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 올해도 아시아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고진영과 김효주, 양희영은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나쇼날에서 1라운드 티샷을 날린다. 고진영은 한국시간으로 오후 4시 55분에 2020년 도쿄 대회 우승자인 넬리 코르다(미국)와 경쟁한다. 김효주는 7일 오후 5시 11분, 양희영은 오후 6시 55분에 각각 시작한다. 하나같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금메달리스트 박인비에 이어 8년 만에 한국의 이 종목 금메달 탈환을 노린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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