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타벅스 매장 마치 작업실처럼 사용
노트북· 태블릿PC 등 여러 대 전자기기 충전
누리꾼 “선 넘었다” “카페 용도에 맞아” 이견
일본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도를 넘은 '카공족(카페에서 오랜 시간 공부하는 사람)'이 포착됐다. 25일 '나오미'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일본 누리꾼은 엑스(X·옛 트위터)에 "스타벅스에서 이거 가능한 거냐"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는 한 남성 손님이 매장 출입문 부근 한쪽에 테이블 하나를 차지한 채 여러 대의 노트북과 태블릿PC, 휴대폰을 거치해 두고 마치 작업실처럼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의 테이블에는 여러 대의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그가 사용한 음료 컵과 디저트 그릇, 충전기와 USB 연결선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층층이 쌓아 올린 종이컵과 주변에 놓인 여러 개의 곰 인형도 눈에 띈다. 그가 앉은 긴 벤치 의자 주변에는 또 다른 식기와 잡동사니를 담아 둔 트레이, 각종 물품을 가득 담아놓은 쇼핑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공개 하루 만인 26일 오후 2시 기준 조회 수 1113만건을 돌파하는 등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누리꾼들은 "카페 들어갔는데 이런 사람 있으면 당황스러울 듯하다" "이렇게까지 작업 환경을 만들다니 어떻게 보면 대단하다" "점원도 난감할 듯' "노트북이랑 스마트폰으로 대체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카페 DJ인 줄" "누가 보면 개인 작업실인 줄 알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카공족은 왜 카페의 불청객이 됐을까
일본뿐 아니라 국내서도 지난 4월 한 손님이 스타벅스에서 두 테이블을 차지한 채 모니터와 노트북 등을 거치대에 올려두고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돼 빈축을 사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카공족에 시달리던 한 자영업자가 20대 대학생이나 직장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NO(노) 20대 존'을 운영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카공족을 두고 누리꾼의 시선은 엇갈렸다. 대부분의 누리꾼은 "카공족이나 일하는 사람들 많이 봤지만 저건 선 넘었다" "저럴 거면 공유 오피스를 빌리는 게 낫지 않나. PC방이라고 생각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스타벅스에서 제재하지 않는 이상 눈살 찌푸려져도 뭐라 할 순 없는 일" "조금 변질하긴 했지만, 원래 카페 용도가 저런 거 아닌가?" 등의 의견도 있었다.
이렇듯 최근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된 카공족이지만 따지고 보면 카페 산업은 카공족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고 자리매김했다. 따라서 2010년대에 카공족이란 신조어가 처음 생겨났을 때만 해도 큰 비난을 받지 않았다. 왜냐하면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근 카공족이 빈축을 사게 된 원인은 공공요금 인상과 우유와 커피 원두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더불어 임대료 상승 등으로 인해 카페 점주들의 영업이 힘들어지면서이다. 예전 다방 시절 때에도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온종일 있었던 손님이 있었지만, 다방 업주들은 그들을 내쫓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 들어오면서 카페 점주들의 상황이 달라졌다.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장시간 머무는 손님은 매출에 도움이 안 되는 불청객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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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각종 전자기기를 사용하면서 그에 따라 전기요금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일부 카공족은 다른 손님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등 민폐 행동까지 하며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기도 했다. 이렇듯 카공족으로 인해 카페 내 다른 손님들이 불편해하거나 발길이 끊기자 카페 내 이용객과 카페 점주를 중심으로 카공족에 대한 비판이 일었고, 현재는 카공족은 진상 손님이자 지탄의 대상이 됐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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