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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유전자도 힘이 다했다, 힘든 한국 미래를 보여 줄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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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내 최저 성적, 금메달 5개 예상
선수로 뛸 20대 인구 급감
긍정 요소였던 신장도 감소세
첫 인구 감소 영향 실감 이벤트

[시론]유전자도 힘이 다했다, 힘든 한국 미래를 보여 줄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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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개막식이 27일 열린다. 우리나라는 이번에 40년 만에 최저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80년대 올림픽 강국 반열에 올라섰다. 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서 금메달 6개로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88년 서울올림픽 순위는 4위(금메달 12개). 개최국의 이점을 이용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성적을 거뒀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성과를 냈다. 이후 실적을 보면 단순히 안방효과로 호실적을 냈다는 비난은 근거가 없는 듯하다. 92년 바르셀로나에서 대한민국은 7위(금메달 12개)를 차지했다.


이후 성적도 좋았다. 1996년 애틀랜타 10위(금메달 7개), 2000년 시드니에서 12위(금메달 8개), 2004년 아테네 9위(금메달 9개), 2008년 베이징 7위(금메달 13개), 2012년 런던 5위(금메달 13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8위(금메달 9개)였다. 직전인 2021년 도쿄에선 살짝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금메달 6개로 16위였다.


이번 금메달 목표는 최소 5개라고 한다. 보통 목표를 높게 잡는다. 금메달 5개를 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성적하락의 원인으로 투기종목 부진을 꼽는 사람이 많다. 이른바 헝그리 정신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현상을 보면 맞는 분석처럼 들린다. 태권도, 권투, 유도, 레슬링 같이 체급을 나눠 상대를 제압하는 종목이 한때 한국의 메달밭이었다. 하지만 힘들고 아픈 투기 종목에 뛰어들어 피땀을 흘리는 사람이 줄고 성적도 떨어졌다. 하지만 투기종목의 부진은 원인이라기보다는 현상이다.


올림픽 경쟁력 하락 원인은 출산율 감소다. 올 7월 기준 대한민국 20대 인구는 607만명이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렸던 2008년엔 726만명이었다. 아무래도 더 많은 사람 가운데 뽑은 선수가 더 좋은 성적을 낸다. 우리나라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태어난 해는 1971년이다. 이 무렵 한국 인구가 가장 크게 늘었다. 102만4773명이 71년생이다. 70년생은 100만66645명, 72년생은 95만2780명이다. 70년 즈음 태어난 사람들이 10대 후반에 접어든 1988년과 20대에 맞은 1992, 1996, 2000년 올림픽 성적이 좋은 이유다. 하지만 신생아 숫자가 매년 줄었다. 작년 신생아 숫자는 23만명에 불과하다.


이런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낸 배경은 ‘유전자’다. 1970년 남자 고등학생 평균키는 165.9㎝였다. 30년이 지난 2000년 평균신장은 173㎝까지 치솟았다. 키 크고 덩치 좋은 사람과 왜소한 사람이 싸우면 아무래도 큰 쪽이 유리하다. 예외는 체급을 나눠 승자를 가리는 투기종목이다. 과거 한국은 투기종목 가운데 경량급에서 더 강했다. 이제 선수 모집단은 줄었는데 키는 커졌으니 앞으로도 좋은 결과를 바라기 어렵다. 대신 1980~1990년대엔 꿈도 꾸지 못한 수영이나 스케이팅 같은 종목서 메달이 나오기 시작했다. 키가 커지니 유리해진 종목들이다.


문제는 유전자도 한계를 보이기 시작한 지 오래라는 점이다. 2023년 기준 남자 고교생 평균 키는 173.2㎝다. 지난 20여년간 고교생 평균 신장은 옆걸음질 치고 있다. 최근엔 아예 약간 주는 추세다. 2010년 173.7까지 올라갔던 숫자가 2014년 173.5로 떨어졌다. 운동부족 등이 이유란다. 조상이 물러 준 유전자가 힘을 발휘해 잘 먹으면 더 크던 시대가 끝났다. 이제 더 먹어봤자 몸이 위가 아니라 옆으로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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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감하기는 힘들다. 한국 인구는 사실 지금도 조금씩 늘고 있다. 신생아는 줄었지만 평균수명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은 인구 감소 영향을 체험할 수 있는 첫 대형 이벤트다. 숫자가 확 줄어든 10대 후반, 20대 젊은이들이 주역인 행사이기 때문이다. 적은 인구로 세계와 경쟁하기는 힘들다. 앞으로 올림픽은 인구 급감의 부정적인 측면을 미리 보여주는 행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백강녕 디지털콘텐츠매니징에디터 young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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