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참석…北 참여하는 다자 안보 협의체
'북·러 불법 협력' 규탄하는 데 외교력 집중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라오스로 출국한다.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다자 안보 협의체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위험한 밀착'을 겨냥한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25일 오전 9시40분 비행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저녁쯤 ARF 회의가 열릴 라오스 비엔티안에 도착한다. 주요 양자·다자 일정은 26일(현지시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부이 타잉 썬 베트남 외교장관과 한-아세안 외교장관 회의를 공동 주재하고,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 회의에도 연이어 참석한다. 27일까지 이어지는 일정 가운데 별도의 한미·한중·한일 양자회담이 성사될지도 관심사다.
주목되는 일정은 27일 오후 개최되는 ARF 외교장관 회의다. 북한은 2000년 ARF에 가입한 뒤부터 외무상을 참석시켰지만, 이른바 '하노이 노 딜'로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2019년 이후로는 외무상 대신 회의 주최국 주재대사 등을 수석대표로 보냈다. 올해 의장국이자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인 라오스는 최선희 외무상 참석에 열의를 보였지만, 이날까지도 참석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외교가에선 북한이 최 외무상 대신 리영철 주라오스대사를 참석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ARF 회의에는 아세안 국가 외교장관들을 비롯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 등 주요국 외교 수장들이 대거 참석한다. 각자 한반도나 우크라이나, 남중국해, 중동 등 역내 이슈에 관한 자국의 입장을 강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북·러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통해 불법적인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력히 규탄할 방침이다. 특히 ARF 의장성명에 이런 밀착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기도록 외교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의장성명은 구속력을 갖진 않지만, 국제적 여론으로 평가되는 만큼 참여국 간 입장 조율이 까다롭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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