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여객기 승객·조종실이 격리된 계기[속초·고성의 아픔③]

시계아이콘01분 3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하늘에서도 시도된 납북…승무원 순직하기도
북한 조종사 자진 입북 주장, 일부 승객 억류
일본 여객기도 적군파에 납치돼 북한으로 비행

편집자주영화 '하이재킹' 배경은 1971년 강원도 속초다. 여객기에 탑승한 용대(여진구)가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내에 사제폭탄을 터뜨린다. 순식간에 조종실을 장악하고 승객들에게 공포한다. "지금부터 이 비행기 이북 간다." 납북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북한에 여객기를 넘기고 받을 혜택과 억압된 삶에서의 해방이다. 분단의 아픈 상처가 삶을 내내 옥죄었다. 가족이 월북하거나 납북됐다는 이유로 감시당하고 통제받았다. 그 고통은 과거의 일로 그냥 덮고 넘어가기에 너무나 컸다. 다시 짚어내고 풀어내야 할 아픈 상처다.

영화 '하이재킹'은 실화를 기반으로 한다. 1971년 1월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납북 시도사건이다. 승객 예순 명을 태우고 속초에서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F-27 쌍발 항공기에서 스물두 살 김상태가 사제 폭발물을 들고 월북을 요구했다. 승무원과 승객들은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했다. 통곡으로 월북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긴장이 풀린 틈을 타 권총으로 저격했다. 이 과정에서 전명세 수습 조종사는 점화된 사제 폭발물을 몸으로 막다 크게 다쳤다.


여객기 승객·조종실이 격리된 계기[속초·고성의 아픔③]
AD

최원문 한국항공기술협회 명예회장은 저서 '하늘에 꿈을 띄우다'에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속초발 F-27에서 납북 시도가 발생했다. 기상 격투 중 운항승무원 한 명이 순직하고 승객 열 명이 부상했다. 비행기는 해변 모래사장에 불시착해 대파됐다. 회사(대한항공)는 물론 민관 관계기관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현장에서 사살돼 김상태가 여객기를 납치하려던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전 납북에 성공한 사람들이 북한에서 풍족하게 산다는 소문을 믿고 벌였을 가능성이 커 보였다. '하이재킹'도 도입부에서 1969년 12월 일어난 강릉발 대한항공 여객기(YS-11) 납북을 다룬다. 간첩 조창희가 승객 마흔일곱 명과 승무원 네 명을 겁박하고 여객기를 원산 인근 선덕비행장에 강제 착륙시킨 사건이다.


북한은 평양방송을 통해 조종사 두 명이 자진 입북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와 유엔의 승객 송환과 기체 반환 요구를 거부했다. 지지부진한 협상에 전국 곳곳에서는 북한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세계 주요 항공사들도 만행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은 이듬해 2월 송환 의사를 알려왔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승객 서른아홉 명만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냈다. 승무원 네 명과 승객 여덟 명은 보내지 않았다.


여객기 승객·조종실이 격리된 계기[속초·고성의 아픔③]

정부는 강력한 항공기 보안대책을 내놓았다. 최 회장은 "김포공항이 승객과 비행기의 보안 강화를 위해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고 돌이켰다. "승객의 신원확인 강화와 보안 검색용 금속탐지기 설치, 보안관 탑승 등 다각적인 대책이 마련되고 바로 실천 단계에 들어갔다. 이러한 와중에 일본항공 B-727 쌍발 제트여객기 '요도호'가 적군파 아홉 명에게 납치돼 북한으로 비행하던 중 김포공항에 불시착하는 일이 발생했다. 공항의 긴장된 분위기를 더욱 옥죄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당시까지 비행기의 승객과 조종실이 통하도록 개방돼 있었던 것을 방탄 칸막이로 격리하는 작업이 서둘러 이뤄졌다."


AD

우리나라에서 처음 납북된 여객기는 대한국민항공사(KNA) DC-3 '창랑호'다. 1958년 2월 부산 수영비행장을 떠나 서울 여의도공항으로 향하던 중 북한 공작원 일곱 명에게 피랍됐다. 군인 두 명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쳐 실신시키고 카빈총과 엽총을 발사하며 조종사를 협박했다. 창랑호는 휴전선을 넘어 평남 순안비행장에 강제 착륙했다. 북한은 피랍 열여드레 만에 미국인 조종사 한 명을 비롯한 탑승객 스물여섯 명을 돌려보냈다. 단 기체는 반환하지 않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