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엔 턱걸이 점수도 받기 힘든 극악 난이도
올해 시험은 '비정상적'…당국 정밀조사 받아
인도의 의대 입시 시험인 'NEET-UG' 결과가 전국적인 분노를 불러왔다. 이 실험은 극악의 난이도로 악명 높으며, 어지간해서는 고득점을 받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 시험에선 수천명의 '비정상적인' 고득점자가 속출하면서 부정 시험 논란이 촉발된 것이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인도 전역에서 수험생이 시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수험생의 분노에 불을 댕긴 건 최근 치러진 의대 시험인 'NEET-UG'다.
인도에서 의대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모두 해당 시험에 응시해야 하는데, 엄청난 난이도로 악명 높다. 매년 수백만명의 학생이 시험에 응시하지만, 극소수만 합격한다. 아무리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라도 턱걸이 합격점을 받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올해 시험에선 수천명의 학생이 비정상적인 고득점을 받았고, 결국 기존 고득점자는 상대평가에서 밀려 의대에 진학하지 못하게 됐다.
시험 결과는 지난 4일 발표됐다. 그러나 수험생들이 부정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이제 입시 주최 측은 당국의 여러 정밀 조사를 받게 됐다. 일부 수험생들은 재시험을 요구하는 청원을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결국 인도 교육부 장관은 지난 16일 특정 시험에서 "일부 부정 행위"가 드러났다고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인도 대법원은 "누군가의 과실이 0.001% 수준에 그친다고 하더라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통지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수험생들의 분노가 거센 배경에는 인도 특유의 엄격한 입시 제도가 있다. 오늘날 인도에서 우수한 대학 진학은 출세의 필수 요소로 손꼽힌다. 특히 의대와 공대의 인기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와 엔지니어는 인도에서 최고의 존경을 받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올해 NEET 시험에서 최고 수준의 대학 정원은 11만석 수준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무려 240만명의 수험생이 경쟁했다. 전체 정원 중 5만5000~6만석이 국공립 대학교이며, 나머지는 사립대가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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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이 낮은 공립대 경쟁률이 특히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공립대의 5년간 등록금은 50만~100만루피(약 800~1600만원)이지만, 사립대는 무려 10배에 해당한다. 일반적인 인도 가계는 사립대의 등록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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